[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5일(현지시간) 투자 심리상으로 중요한 기준인 5%를 이틀 연속 돌파했다. 다음날(16일) 발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서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5일 장 중에 5.041%까지 오르며 2007년 7월 이후 약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틀째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인 5%의 벽을 돌파한 것이다.
이날 마감 수익률은 집계 기관에 따라 엇갈렸다. WSJ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995%로 거래를 마쳤다고 보도한 반면 블룸버그는 5.03%로 마감했다고 전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5%를 기록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번을 제외하고는 연준의 가파른 긴축이 계속되던 2023년 단 한 차례뿐이었다. 당시에도 단 하루 동안만 5%를 찍었다.
문제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5%를 살짝 웃도는 현재 수준에서 정점을 친 것인지, 아니면 더 올라가 더 높은 차입 비용의 시대가 이제 막 시작된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향후 국채수익률의 방향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경로와 △성장률 및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주식시장의 움직임,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연준이 15~16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92.4% 반영돼 있다. 지난 11일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이후 금리 인상 전망이 60% 안팎에서 급격히 상향 조정됐다.

연준의 금리 결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단기 국채수익률이다. 장기 국채수익률도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상승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으로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인플레이션이 억제될 것으로 판단하면 장기 국채수익률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하락할 수도 있다.
트레이더들은 이번에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거의 확신하고 있으며 내년 7월까지 금리가 추가로 3번 더 오를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이는 이미 상당히 가파른 금리 인상 경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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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강력한 긴축정책 전망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연준이 향후 금리를 더 올리더라도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세는 억제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의 멀티섹터 전략 책임자인 돈 엘렌버거는 "연준의 금리 인상은 10년물 국채수익률의 상승 속도를 늦출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2%)로 낮추겠다는 연준의 의지를 강화하고 경제에 제동을 걸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전망이 10년물 국채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투자자들이 경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장기 국채수익률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면 오르고 경기 둔화를 걱정하면 내려간다. 현재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비관적이고 경제 성장에 대해선 낙관적이다. 거시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국채수익률을 높은 수준에 머무르게 하는 여건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은행들은 대출 금리가 높지만 소비자와 기업의 차입 수요는 모두 강하다고 전했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 한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려도 경제 활동을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에는 중동 분쟁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15일 배럴당 2.9% 오른 108.75달러로 11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채권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주식시장이다. 올해 들어 주가와 국채수익률은 전반적으로 함께 상승했지만 최근엔 국채수익률이 부담이 되는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하지만 주가 낙폭이 심해지고 높은 국채수익률이 매력으로 부각되며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국채로 자금이 이동한다면 주식시장은 급락하고 국채 매수로 인해 국채수익률은 떨어질 수 있다.(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또 하나 생각해볼 수 있는 변수는 유가와 국채수익률의 관계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소득을 감소시켜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현재 미국 경제가 호조세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MFS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채권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키시 파탁은 "주식시장에서 발생하는 부의 효과가 훨씬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가 상승에 따라 부가 늘어났다는 인식이 소비자들의 지출을 유지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급락한다면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일 수 있고 유가 상승에 따른 실질 소득 감소 효과가 두드러지며 유가가 올라도 장기 국채수익률은 경기 둔화 우려로 상승세가 억제될 수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확대 시행하고 있는 국채 바이백 프로그램이 국채수익률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된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국채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고 지난주엔 3배로 증액한다고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이를 장기 국채수익률을 낮추려는 명확한 시도로 받아들였다.
국채 바이백 확대에도 장기 국채수익률은 오름세를 계속했지만 일부에서는 이 정책이 적어도 국채수익률 상승세를 억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몇 주간 장기 국채수익률이 단기 국채수익률만큼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백 프로그램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우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주 재무부는 회당 바이백 규모를 최대 6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규모 20억달러 대비 3배 증액된 것이지만 국채수익률은 되레 상승했다. 시장에선 투자자들이 바이백 규모가 10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재무부의 바이백 60억달러 증액 발표 다음날에도 국채수익률은 다시 상승했다. 재무부가 실제로 매입한 바이백 규모가 52억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힌 직후였다. 이는 정부가 시장가격 수준에서 목표한 바이백 물량을 채울 만큼 충분한 매물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10~30년물 국채를 대상으로 한 바이백은 오는 11월 초까지 추가로 6차례 더 예정돼 있다. 재무부는 각 바이백의 목표 규모가 최소 4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한편, 16일 FOMC 결과는 오후 2시(한국시간 17일 오전 3시)에 발표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연준을 이끌게 된 케빈 워시 의장이 금리 인상을 결단할지 주목된다.
이번 FOMC에선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도 공개돼 연준의 향후 전반적인 금리 전망도 파악할 수 있다. 오후 2시30분에는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