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멕시코에 AI '원산지 규정' 압박…시진핑 방미 앞 中 관세 우회 차단

美, 멕시코에 AI '원산지 규정' 압박…시진핑 방미 앞 中 관세 우회 차단

정혜인 기자
2026.09.1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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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MCA 협상서 AI 하드웨어 부품 일정 비율 북미산 사용 의무화"
"이르면 다음 주 미국서 관련 협상", 시진핑 방미 전후 예상…
규제 범위 확대 시 한국·대만 기업에도 영향 줄 듯

/사진=AI모델 챗GPT 생성
/사진=AI모델 챗GPT 생성

미국이 멕시코에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수출 관련 새로운 원산지 규정 도입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등 외국산 AI 서버·반도체 등이 멕시코를 거쳐 관세를 피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중국은 물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의 북미 공급 전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무역협상단이 멕시코와의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 개정 협상에서 멕시코 측에 AI 서버·반도체 등에 새로운 원산지 규정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제안한 방안은 자동차처럼 AI 하드웨어 관련 부품에 대해서도 일정 비율 이상의 북미산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AI 서버·반도체는 올해 자동차를 제치고 멕시코의 최대 대미 수출품으로 등극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멕시코의 컴퓨터 서버(AI 데이터센터에 사용) 수출액은 830억달러로, 이 가운데 94%가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은 품목별 관세 등으로 멕시코산 제품 일부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관세율은 중국보다 훨씬 낫다. 자동차 및 부품, 고성능 컴퓨터 칩 등은 미국 관세 대상이지만, AI 인프라 구축 등에 사용되는 일반 반도체 대부분은 사실상 무관세로 미국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5월 멕시코와 협상에서 무관세 혜택 관련 자동차의 북미산 가치 비중을 현재 75%에서 82%로 높이고, 차량 가치의 50%를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WSJ는 미국의 새로운 원산지 규정의 주요 목표는 "외국, 특히 중국 기업이 멕시코 생산 시설을 이용해 제품을 조립한 뒤 USMCA 무관세 혜택을 이용해 미국에 수출하는 '관세 우회'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로, 북미산 부품 비중과 기업 조정 기간 등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르면 다음 주 미국과 멕시코 당국 간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24일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백악관 방문 전후로 협상이 이뤄질 거란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어 미·중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줄지에 주목된다.

멕시코 내 대만 폭스콘 생산시설 표지판 /로이터=뉴스1
멕시코 내 대만 폭스콘 생산시설 표지판 /로이터=뉴스1
"대만 등 아시아, 미국 기업에도 영향"

USMCA의 새로운 원산지 규정 도입 시도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 대만 그리고 미국 기업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북미산 부품 비중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해 한국, 대만산 부품까지 역외 제품으로 분류하면 관련 기업들의 북미 공급 전략 차질이 불가피하다. 아시아 기업의 부품 의존도가 높은 미국 기업은 비용 상승 등의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 WSJ는 "대만 기업은 멕시코 전역에 구축한 거대한 인프라를 활용해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 기업을 위한 AI 서버 및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새로운 원산시 규정 도입 시 영향받을 기업으로 대만 폭스콘을 특정하기도 했다.

한편 멕시코는 오래전부터 중국을 '무역 경쟁국'으로 분류해 중국산 수입품에 더 높은 관세를 적용하고, 자국을 활용한 중국의 '관세 우회'를 막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북미산 부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원산지 규정 도입은 USMCA를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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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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