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은 장기화·우크라전은 내년 상반기 마무리"…세계 흔드는 '4개의 단층'

안재용 기자
2026.09.19 06:00

[PADO 광화문클럽] 조구래 전 외교부 차관 '국제정세 브리핑'

조구래 전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차관급)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에서 열린 'PADO 광화문클럽' 국제정세 브리핑에서 이란·우크라이나·대만·북한을 세계 질서의 '4개의 지정학적 단층'으로 꼽았다./사진=김다움 작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양측의 전쟁 수행 능력이 소진되면서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전면전 가능성은 낮지만, 북한 비핵화는 기대하기 어려워 남북 관계의 안정적인 관리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진단도 제시됐다.

조구래 전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차관급)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에서 열린 'PADO 광화문클럽' 국제정세 브리핑에서 이란·우크라이나·대만·북한을 세계 질서의 '4개의 지정학적 단층'으로 꼽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전 차관은 "지정학적 단층이라고 하면 커다란 세력이 부딪히는 지역에서 나오는 현상들이라고 볼 수 있다"며 "유라시아의 대륙과 그다음에 둘러싸고 있는 해양 세력, 서반구 세력과 직접 충돌하는 지점이 네 군데"라고 설명했다.

조 전 차관은 외교부 북미국장과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차관급인 초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을 지냈다. 북핵 수석대표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9월 퇴직한 뒤 현재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조 전 차관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핵 개발 문제를 두고 양국 간 타협이 쉽지 않아서다. 조 전 차관은 "이란의 핵무기라는 것은 중동 지역 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허용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란 핵무기는 이란 정권의 속성과도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이란으로서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전 차관은 "싸움과 휴전을 반복할 수는 있어도 이란의 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전쟁은) 해결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종전이 가까워졌다고 내다봤다. 양국 모두 병력과 무기, 전비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조 전 차관은 "양쪽 모두 병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소진돼 가는 상황"이라며 "전비를 조달할 수도 없고 병력도 없고 부족한 무기로는 결판이 안 나는 상황이라 내년 상반기쯤에는 정리가 되지 않을까 본다"고 했다.

또 조 전 차관은 전쟁 이후에는 중-러·북-러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조 전 차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의 계산서가 또 바뀔 것"이라며 "러시아가 북한을 바라보는 것도 바뀔 테고 중러 간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러 관계 복원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기회의 장이 내년 상반기에는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에서의 전면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중국이 군사적으로 준비되지 않았고 경제적 부담 또한 크기 때문이다. 조 전 차관은 "중국의 군사 지도자들은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면 중국 군대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자신이 없다"며 "미국은 계속 전쟁을 해왔던 나라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미국 시장을 잃는 순간 중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한국도 대만 문제를 남의 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중국해 문제도 그런 관점에서 생각하면 우리가 중국 눈치만 볼 일은 아니다"라며 "대만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해양 수송로가 위협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차관은 북한 비핵화에 대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 전 차관은 "두 개 국가론의 핵심은 남쪽으로부터의 반동사상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며 "남북 관계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관리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전 차관은 값싼 에너지와 해양 수송로 확보가 한국의 생존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차관은 "에너지가 막히면 좋은 물건을 싼값으로 만들 수 없다"며 "해양 수송로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우리가 물건을 팔 길 자체가 막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조 전 차관은 "해양 수송로 확보라는 것은 절체절명의 국익 차원에서 우리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응당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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