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즐거워 보이는 일이 드물다. 공식 행사에서 그의 평소 표정에는 지루함과 짜증이 뒤섞여 있다. 마치 다른 곳에 더 흥미로운 일이 있다는 듯하다. 그가 기분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중국 관영 매체에서는 뉴스거리가 됐다.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와의 회담 도중 그가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을 때, 한 보도에 따르면 그 장면은 "관찰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5월 베이징에서 열린 두 사람의 회담에서는 행사 연출도 시진핑의 표정 못지않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시진핑의 공식 관저 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두 사람이 함께 등장했을 때, 거의 똑같은 안락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다만 미국 대통령을 위해 마련된 의자는 더 낮고 푹신해, 트럼프가 주인인 시진핑보다 몸집이 작고 자세도 더 구부정해 보이게 했다. 트럼프가 불쾌하게 여겼더라도, 내색하지는 않았다.
중국 공산당은 그 선배 격인 소련 공산당처럼, 종종 은근한 암시와 에둘러 말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4월 시진핑은 대만 대표단을 초청해 오찬을 베풀었다. 그는 손님들에게 닭 육수에 바다조개를 넣은 수프를 눈여겨보라고 했다. 시진핑은 자신이 아직 십 대였던 1972년, 베이징이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위해 마련한 국빈 만찬에서도 같은 요리가 나왔다고 말했다.
참석자 두 명은 내게 시진핑이 그날 오찬에서 유난히 활기차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농담을 던졌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웃을 때는 이를 드러냈다. 시진핑과 그 측근들은 평소와 달리 파란색 넥타이를 매기로 했다. 파란색은 현재 대만 의회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국민당의 상징색이다. 그날의 주빈은 국민당 주석 정리원(鄭麗文)이었다.
회담 자체도 그랬지만, 이처럼 친근한 모습을 연출한 것은 시진핑답지 않아 보였다. 중국 공산당의 핵심 교리 중 하나는 대만이 주권국가가 아니라, 중국이 추구하는 국가적 위대함을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굴복시켜야 할, 제멋대로 구는 하나의 성(省)이라는 것이다. 2012년 집권한 이래 시진핑은 대만을 고립시키고 지배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아왔다. 그는 5월 트럼프에게 대만을 둘러싼 양국의 이견이 "극도로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져,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거나 심지어 무력으로 맞붙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한 달 전 대만 국민당 인사들은 베이징에서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이들은 자금성을 거닐고, 호기심 어린 군중과 함께 사진을 찍고, 항공기 공장을 둘러보고, 중국 기업 경영진과 사업 이야기를 나눴다. 시진핑은 대표단이 자신의 성공을 좌우할 열쇠를 쥐고 있기라도 한 듯 이들을 환영했다. 여러 면에서 이들은 실제로 그 열쇠를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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