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경험에는 관광지 거주자들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거주자들이 불친절하다면 여행의 질은 수직하락합니다."
올해 역대급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며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우려도 덩달아 심화한다. '외국인 관광객 반대'를 외치는 지역까지 등장하면서 무작정 수를 늘리기보다 수용 능력 개선이 먼저라는 지적 나온다.
30일 한국관광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278만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종전 기록이던 지난해(1027만명)는 물론 코로나19 이전 최고인 2019년(989만명) 성적표도 갈아치웠다. 중국, 일본 등 기존 주요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서구권 국가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동남아 국가의 회복세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
관광업계도 여느 때보다 분주하다. 주요 여행사들의 매출도 대부분 치솟았으며 영업이익도 크게 개선됐다.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 관광) 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 상품의 판매량이 최근 몇 년간 중 가장 높다"며 "이 추세라면 올해 전체 매출도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화려한 숫자 뒤에서는 불협화음도 들린다. 수용능력을 넘어선 수준의 손님이 몰리다 보니 우리 국민의 불편과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 하락이 동시에 발생한다. 서울의 북촌 한옥마을과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이 대표적이다. 매년 수백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여행 명소로 발돋움했지만 쓰레기 투기·소음 등 문제로 주민 항의가 잇따랐다. 결국 두 곳 모두 시 차원에서 외국인 입장을 시간제로 제한하게 됐다.
이같은 '과잉 관광' 문제는 일본과 판박이다. JNTO(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4268만여명을 기록했다. 일본 관광업계가 추산하는 적정 수용치(3000만명)를 훌쩍 넘는 수치다. 여기에 자국 여행객이 더해지면서 국민 불편과 교통량 포화, 숙박 한계 등 문제가 잇따랐다. 일본은 여권 소지율이 17%일 정도로 국민 대부분이 국내 여행을 선호하는 국가다.
관광 전문가들은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심화하기 전에 기반을 탄탄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작정 '3000만 시대'나 '4000만 시대'를 부르짖기보다는 수용 능력과 교통 개선 등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출국세 부과'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1인당 8700원 정도의 출국세를 지난달부터 3배(2만6000원) 인상해 오버투어리즘 대책 재원으로 쓰고 있다.
지역으로의 수요 전환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일부 대도시에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되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소도시를 잇는 교통 수단 확충이나 체류형 상품 확대가 효과를 줄 수 있다. 지방은 아직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적어 수용 여력이 있다. 지난해 야놀자리서치의 집계에 따르면 경기(13.3%)와 강원(6.5%) 등 지역의 외국인 방문율은 서울(80.3%)보다 낮다.
서울의 한 대학 관광학과 교수는 "이제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수요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숫자에 집착하기보다는 출국세를 거둬 인프라를 확충하거나, 지역 방문을 유도하는 등 질적 향상을 꾀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