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약 200조 늘어난 국세수입…2030년 '예산 1000조 시대' 열린다

세종=박광범 기자
2026.09.01 11:41

[2027년 예산안]

2027년 재정운용 모습/그래픽=김지영

2027년도 예산안의 특징은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표현으로 요약된다. 올해 본예산보다 총지출 규모를 10% 이상 늘린 '역대급 예산안'이다. 사상 첫 800조원대 예산안을 내놓은 정부는 4년 뒤 '1000조원 예산 시대'를 예고했다.

'확장 재정'만으로는 정부 재정 기조를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 반도체 초호황에 따라 나라 곳간 사정이 풍족해져서다. 실제 내년 국세는 올해보다 50% 가까이 더 걷힐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관리재정수지는 최근 20년 내 가장 양호한 수준까지 개선되며 8년 만에 재정준칙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총지출 증가율 역대 최고에도 8년만에 재정준칙 지킨다
재정수지 및 국가채무 전망/그래픽=김지영

1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2027년 예산안의 총지출 증가율은 12.8%다.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을 위해 슈퍼예산을 편성한 2009년(10.6%)의 기록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증가율이다.

내년 세입 예산(총수입)은 올해(본예산 기준)보다 30.4% 증가한 880조8000억원이다. 국세수입이 584조4000억원, 세외수입이 296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세수입은 올해 본예산보다 49.8% 급증할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와 소득세 등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실제 정부는 내년 법인세가 올해 추가경정(추경) 예산보다 2배 이상 많은 216조6919억원 걷힐 것으로 내다봤다. 소득세 수입도 31.6% 증가한 180조122억원으로 전망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820조9000억원)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59조9000억원 흑자다. 거둬들일 돈이 쓸 돈보다 많은 구조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 흑자를 뺀 관리재정수지는 내년 3조100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0.1%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는 원칙인 재정준칙을 2019년(-2.8%) 이후 8년 만에 지키게 되는 셈이다. 올해 본예산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9%(추경 기준 3.8%)였다.

두마리 토끼 잡은 예산안

정부는 역대급 재정지출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재정건전성은 높인 두마리 토끼를 잡는 예산안이라고 설명한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과 성장의 과실이 세대·지역 등에 골고루 퍼지도록 △3대 메가프로젝트 △미래 성장엔진 확충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 지원 △K자형 양극화 대응 등에 재정을 과감히 투입한다. 이를 위해 100여개에 이르는 신규사업을 편성하기도 했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적극적인 재정 투자를 통해 'V자형' 경제 회복을 보다 공고히 견인해야 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며 "'성장주도형 재정 선순환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이냐가 가장 궁극적이고 본질적인 목표로, 내년 예산안은 그런 차원에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재정건전성 관리도 강화한다. 대표적 사례가 미래대응기금 도입이다.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세수 호황을 일회성·선심성 예산으로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기금에 쌓아둔 뒤 세수결손기에 신속히 재정을 보강하겠단 방침이다.

성역처럼 여겨지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지방교부세 등 의무지출에도 칼을 댔다. 그 결과, 사상 처음 제시한 의무지출 구조조정 목표 10%를 초과한 총 69조원 규모의 지출구조조정을 이뤄냈다. △교육교부금(32조5000억원) △지방교부세(30조5000억원) △구직급여(1조4000억원) 등이다.

재량지출도 역대 최대인 38조6000억원을 절감해 감축 목표(15%)를 달성했다. 전체 재량지출 사업의 10% 이상인 2100여개 사업을 폐지했다.

2030년 '예산 1000조원 시대' 예고
중기 재정지출 계획/그래픽=김지영

재정 역할은 계속 강화될 전망이다. 기획처가 이날 발표한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이 기간 연평균 총지출 증가율은 8.4%다. 이에 따라 정부 총지출은 △2028년(894조6000억원) △2029년(957조4000억원)에 이어 2030년 1005조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재명정부 마지막 해인 2030년 마침내 예산 1000조원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임영진 기획처 재정혁신정책관은 "우리나라는 (GDP 대비 총지출 비율이) 35% 정도 수준"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은 (평균) 42%, 스웨덴 등은 50%를 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2028년 이후로는 경제 선순환 구조가 정착할 것으로 보고 총지출 증가율을 2029년 7%, 2030년 5% 등으로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도 △2028년 1.5% △2029년 2.5% △2030년 2.9% 등으로 재정준칙 범위 내에서 운용할 방침이다.

내년 국가채무는 1500조원대를 돌파할 예정이지만, 명목 GDP 증가에 따라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본예산 기준 51.6%)보다 3.3%포인트 개선된 48.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후에도 △2028년 48.9% △2029년 48.8% △2030년 49.0% 등 40%대에서 관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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