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과 대학에 이어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까지 본격화하며 '5극3특'을 중심으로 한 지역균형발전 전략에 속도를 낸다. 수도권에 집중된 기업과 인재, 공공기관을 지역별 전략산업과 연계해 산업·교육·일자리가 선순환하는 성장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3일 정부가 발표한 '2차 중앙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이전 방향과 공공기관 기능 개혁 추진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350여개를 대상으로 올해 4분기 이전계획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이전에 착수한다. 중앙행정기관도 내년 상반기부터 규모와 이전 효과가 큰 기관을 시작으로 세종 이전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이번 이전은 정부가 추진하는 '5극3특' 중심 지역균형발전 전략의 연장선이다. 5극3특은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개 초광역권과 제주·강원·전북 등 3개 특별자치도를 성장거점으로 육성해 '수도권 1극 체제'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기업의 지방 투자 확대와 지역대학·인재 육성에 이어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해 기업과 대학, 공공기관을 지역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기관을 지방으로 옮기는 것을 넘어 공공기관을 매개로 기업과 인재까지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은 1차 때처럼 기관을 지역별로 분산하기보다 지역 전략산업과 기능적으로 연관된 기관을 한데 모으는 '집적·집중' 방식으로 추진된다. 수도권 잔류 기준도 전면 재검토해 반드시 수도권에 남아야 하는 기관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이전 대상에 포함한다.
이는 1차 공공기관 이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1차 이전에서는 수도권 소재 150개 기관, 5만여명이 세종과 10개 혁신도시로 이동해 지역인재 채용과 지방세수 확대 등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수도권 집중을 근본적으로 반전시키지 못했고 기관들이 여러 지역에 분산되면서 지역 발전을 충분히 견인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전북 전주와 강원 원주를 사례로 들었다. 전주에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한 뒤 금융기관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원주도 의료 관련 기관이 집적되면서 의료산업이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 같은 모델을 2차 이전에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전 속도도 높인다. 새 청사가 완공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민간 건물 임차 등을 활용해 내년부터 선도 이전에 착수한다. 이전 거리가 멀거나 빠르게 이전하는 기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주거·교육·의료·교통 등 정주 여건도 개선한다.
중앙행정기관 이전은 세종을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완성하는 구상과 맞물린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부터 규모와 이전 효과가 큰 기관을 먼저 옮기고, 현행 행복도시법상 이전 제외 기관인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도 법 개정을 통해 이전을 추진한다. 2029년 8월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과 2033년 국회세종의사당 완공도 추진한다.
결국 관건은 공공기관 이전이 실제 기업과 인재의 이동으로 이어지느냐다. 1차 이전 이후에도 수도권 집중이 이어진 만큼 민간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정주 여건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원 강릉원주대 교수는 "수도권 비대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것은 균형발전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공공기관을 이전한 다음 무엇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민간의 호응과 참여 없이 지역의 성장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이전에 그치기보다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균형발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