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종결' 경찰에 장미란씨 사망 책임 물을까...이번주 송치 전망

박진호 기자
2026.08.31 14:22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 혐의
사망 경위 등 의문 해소 위해 수사력 집중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 주목

지난 28일 제주시 한림읍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 피해자 장 모씨의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숲 현장에 누군가 추모의 의미로 가져다놓은 국화꽃다발이 놓여 있다. /사진=뉴스1.

'제주 실종 허위 종결'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경찰관을 이번 주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경찰은 허위 종결 경위와 함께 실종자의 정확한 사망 시점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실종 신고 당시 생존 여부에 따라 해당 경찰관에게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까지 물을 수 있을지가 갈릴 수 있어서다.

3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제주경찰청은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모 경장에 대한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 짓고 이번주 중 송치할 방침이다.

부 경장은 지난 5월15일 30대 여성 장미란씨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실제 장씨와 연락하지 않았는데도 신고자에게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경찰이 다시 수색에 나선 끝에 장씨는 지난 24일 숨진 채 발견됐다.

남은 수사의 또 다른 핵심은 장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와 시점이다. 장씨는 실종 100여일 만인 지난 24일 숙소에서 직선거리로 약 400m 떨어진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 상황과 흔적, 장씨의 소지품 등을 토대로 목맴에 의한 사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까지 타살 등 범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가 사망하기 직전까지의 행적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경찰은 장씨가 지난 5월12일 밤 10시15분쯤 숙소를 나온 뒤 같은 날 밤에서 다음 날 새벽 사이 숨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이는 휴대전화 위치값 변화 등을 근거로 추론한 것으로 정확한 사망 시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지난 26일 경찰의 실종사건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뉴스1.

특히 사망 시점은 부 경장에게 장씨의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까지 물을 수 있을지를 가를 핵심 쟁점이다. 장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 5월15일 당시 장씨가 살아 있었다면 부 경장의 허위 종결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따져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여지가 있다.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실종 수색이 이뤄졌다면 장씨를 사망 전에 발견해 구조할 수 있었는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장씨가 실종 신고가 접수되기 전에 이미 숨졌다면 부 경장의 허위 종결과 장씨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워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경찰이 추정하는 것처럼 장씨가 5월12일 밤부터 13일 새벽 사이 숨졌다면 실종 신고가 접수된 15일보다 앞선 시점이다.

실제 경찰관이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른 사건에서 형사처벌이 이뤄진 사례도 있다. 2022년 11월 서울 강북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은 한파 속에서 술에 취한 60대 남성을 집 앞 야외 계단에 두고 철수했다가 남성이 숨진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경찰관들이 필요한 보호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돈호 법무법인 노바 대표변호사는 "장씨에 대한 수색이 더 빨리 이뤄져서 구조할 수 있었다는 전제가 입증된다면 혐의를 적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시신의 부패 상태 등을 고려하면 입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책임과 별개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묻는 방안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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