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 앞둔 경찰, 수사경과 25% 늘렸지만…'경험 부족' 지적도

최문혁 기자
2026.08.31 14:56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올해 수사경과자 2507명 선발
"수사 경험 부족한 수사 인력…역량 쌓을 시간 필요"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사진=뉴스1.

검찰청 폐지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찰이 수사 인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신규 수사경과자를 평년보다 25%가량 늘려 뽑고 수사부서 인력도 대폭 보강하고 있다. 다만 새로 충원되는 인력은 수사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숫자 늘리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실시한 올해 수사경과 선발시험을 통해 신규 수사경과자 2507명을 선발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선발 인원인 약 2000명과 비교하면 25%가량 늘어난 규모다.

국수본은 그동안 전체 수사경과자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매년 수사경과 해제 인원 등을 고려해 신규 인원을 약 2000명씩 선발해왔다. 올해는 오는 10월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수사 수요 증가를 고려해 선발 인원 자체를 크게 늘렸다.

2005년 도입된 수사경과는 수사 전문인력을 별도로 선발해 자격을 부여하는 인사제도다. 경찰은 매해 7월 시험을 통해 수사경과자를 선발하고 수사 부서에 우선 배치하고 있다. 올해 선발시험에는 역대 가장 많은 1만296명이 지원했다.

경찰이 수사 인력 확충에 나선 것은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수사제도 개편을 앞두고 경찰의 업무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서 검찰에서 수사 중이던 사건 수만건도 경찰로 이관될 예정이다. 경찰 수사 지연이 발생하면 그 피해가 범죄 피해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은 수사경과 확대 외에도 수사부서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수사부서에 총 1907명을 보강한 상태"라며 "올 하반기 경찰 기동대 정원을 조정해 881명을 추가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새로 충원되는 인력이 당장 수사 난도가 높은 사건을 맡을 수 있는 숙련된 수사 인력인지 여부다. 검찰에서 경찰로 넘어오는 사건 가운데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거나 보완수사를 진행하던 사건들이 포함되는 만큼 단순히 수사 인원의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신규 수사경과자 상당수는 비교적 저연차 경찰관이다. 올해 서울경찰청에서 새로 선발된 수사경과자 347명 가운데 293명(84.4%)이 경사 이하 계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경찰에서도 신규 인력이 실제 수사 역량을 갖추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A 경정은 "젊은 경찰관들이 기동대에서 근무하며 남는 시간에 수사경과 시험에 도전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시험에 통과하더라도 수사 경험이 부족해 몇 년간 일을 배우고 경험을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찰 내부 인력 재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숙련된 수사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검찰이 보완수사를 과도하게 요구해 경찰 수사에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청 해체 이후 공소청에 남겨질 검찰 수사관 4000명 정도를 경찰 수사 인력으로 재편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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