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장은 안식처"…일주일 동안 7개주 누빈 트럼프[영상]

조유진 기자, 이지웅 기자
2026.10.26 16:28

[美 중간선거]

(펜들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21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펜들턴의 클렘슨 대학교 T. 에드 개리슨 아레나에서 열린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달린 그레이엄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10.2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펜들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80)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일주일 동안 7개 주를 돌며 약 11시간 동안 유세에 나섰다.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고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려는 행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과 돌발 행동이 되려 후보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세장에선 환호받는 트럼프, 지지율은 역대 최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25일(현지시간) 캔자스주 위치타를 시작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클렘슨, 아이오와주 수시티,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조지아주 페리, 미시간주 포트휴런을 차례로 찾았다.

WSJ이 1990년대부터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지지율은 중간선거를 앞둔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낮다.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고 상원까지 내줄 수 있다는 게 관측통들의 중론이다. 다만 샤이트럼프가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WJS은 유세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종의 안식처라고 설명했다. 참모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장에서 대통령직의 압박과 비판적인 언론 보도에서 벗어난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환호와 찬사가 이어진다. 아이오와주에서는 공화당 하원의원 후보 조 미첼이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며 '세기의 인물'(Man of the Century) 인증서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도중 자신의 인기가 로널드 레이건이나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보다 높다고 평가한 CNN 정치평론가의 영상을 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인파를 실제보다 과장해 말하기도 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유세장을 메운 지지자들에게 감탄하며 행사장 밖 대기 줄이 10마일(약 16㎞)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WSJ는 행사장 밖에 많은 사람이 모였지만 대기 줄이 10마일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MAGA 결집 노린 유세 강행군…돌발 발언은 '양날의 검'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강행군은 MAGA(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트럼프 진영은 2024년 대선 승리 당시의 전략을 재활용해 공화당 강세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의 투표 참여를 이끌어낼 가장 강력한 인물이라고 판단한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캔자스주에서는 공화당 로저 마셜 상원의원에 대한 지지층의 열기가 내부 지표상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문구가 담긴 모자.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즉흥적인 연설은 지지자들이 유세장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아이오와주 유세에 처음 참석한 브랙스턴 베스트(17)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할 수 없는 발언을 직접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두려움이 없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중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거나 즉흥적인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캔자스주에서는 자신의 성과가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다며 "아무도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말을 최소 10차례 반복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오하이오주 공화당 상원의원 존 허스테드의 몸매를 "근육 덩어리"라고 여러번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조지아주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분쟁으로 미국의 석유 관련 수익이 급증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의 참모들은 휘발유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이런 발언을 하지 말라며 만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상관없다고 했다"며 "우리는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고 했다.

유세 강행군에 따른 체력도 문제다. WSJ에 따르면 80세인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는 토요일부터 눈에 띄게 쉬었으며 오랜 친구인 마이크 린델은 "지금까지 본 트럼프 중 가장 피곤해 보였다"고 말했다.

유세장 안 반대 시위도…밖은 여전한 MAGA 열기

최근에는 반트럼프 시위대가 유세장 안으로 들어와 연설을 방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CNN에 따르면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클렘슨 유세에서는 최소 12명의 시위대가 연설을 방해했다. 청중은 시위대를 향해 야유를 쏟아내거나 "USA"를 외치며 맞섰다. 한 트럼프 지지자가 시위자를 때리는 폭력 사태도 벌어졌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현장에서 시위대가 끌려나가고 있다./로이터=뉴스1

반면 열성 지지자들의 충성심은 여전했다. 은퇴한 송유관 노동자 조 더글러스(70)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보기 위해 캔자스주 유세장까지 90분간 운전했다. 그는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할지는 다 알고 있다"면서도 "이번에는 (트럼프를)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에 왔다"고 말했다. 국경 장벽을 지지해 벽돌무늬 정장을 입고 유세장을 찾는 블레이크 마넬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이미 1만2800㎞ 넘게 운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일까지 약 9600㎞를 추가로 이동할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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