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후 신규펀드 판매비중 6% 불과…"고객 자산관리는 뒷전" 비난도
증시가 호전돼도 은행들은 신규펀드 판매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펀드 불완전판매로 홍역을 치룬데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펀드판매가 까다로워지고, 책임은 더욱 무거워지자 몸을 사리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최대 펀드판매 채널인 은행들이 불완전판매 방지에 앞장서고, 판매 전문성을 높이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몸사리기’는 고객 자산관리측면에서 또 다른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 및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새롭게 출시된 공모펀드의 판매잔액(20일 기준)은 3858억원으로 이중 은행권의 판매비중은 6%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채널별로 살펴보면 운용사 직접판매가 53.9%로 가장 많았고, 증권사가 38.3%, 은행 5.6%, 복합판매(은행+증권+보험) 2.2% 순이었다. 특히 자본시장법 시행이후 판매절차가 까다로워진 주식형펀드의 경우 은행권의 판매비중은 3%에 불과했다.
이는 공모펀드의 최대 판매처가 은행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 현상이다. 실제 지난 3월말 현재 은행권의 전체 공모펀드 판매비중은 53.40%(141조2697억원)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주식형펀드의 판매비중은 62.02%(79조744억원), 적립식펀드는 74.52%(57조7478억원)로 절대적인 수준이다.
은행권은 신상품 취급에도 소극적이다. 4월 이후 출시된 신규 펀드는 82개(클래스 포함)로 이중 은행권이 취급한 상품은 20개에 불과했다. 이 기간 주식형펀드는 28개가 새로 출시됐지만 은행권이 판매한 상품은 7에 그쳤다. 일부 은행의 경우 4월 이후 아예 신규 펀드를 취급하지 않은 곳도 있다.

자산운용사 한 CMO(마케팅총괄대표)는 “최근엔 은행들이 거의 신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며 “은행 펀드 담당자와 약속 한번 잡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은행들이 펀드판매에 소극적이게 된 것은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이후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지면서 큰 홍역을 치뤘기 때문이다. 또 자본시장법 시행, 감독당국의 미스터리 쇼핑 등 펀드판매 규제와 감사가 강화되면서 은행들마다 내부단속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요인이다.
최근 은행들은 불완전판매 방지를 이유로 펀드판매 실적을 영업점 경영성과평가에서 축소 또는 제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업점 직원들에게 펀드판매는 뒷전이 된 상태다. 또 일부 은행의 경우 일반 거취식 펀드에 가입한 고객이 추가납입 의사를 밝히면 다시 가입절차를 밝도록 하는 등 규정에도 없는 까다로운 절차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향후 문제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고객이 자신의 의사로 추가납입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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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한 펀드담당자는 “신규 펀드를 적극적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은 내외부적으로 펀드판매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객들이 펀드를 찾지 않는 것도 이유다”라고 해명했다.
자산운용사 한 대표이사는 “금융회사가 향후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금융상품을 취급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책임회피”라며 “자산가치가 바닥을 찍고 오르는 시점에서 금융회사가 자기 안위만 생각한다면 고객자산이 효율적으로 관리가 되겠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