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초도 물량 양산, 자사 산업용 로봇에 우선 적용...LG이노텍, 로보스타와 시너지도 기대

LG전자가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구동장치)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60년 넘게 축적한 모터 기술력이 로봇 부품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떠오르고 있다. 본격적인 B2B(기업간거래) 영업도 준비 중이다. LG이노텍·로보스타와의 시너지를 통한 '로봇 밸류체인' 구축도 기대된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217,000원 ▲25,600 +13.38%)는 최근 글로벌 B2B 홈페이지에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액추에이터 악시움(LG Actuator AXIUM)' 소개 페이지를 신설했다. 본격적인 로봇 부품 영업 활동에 돌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핵심 모듈이다. 회전력을 만드는 모터와 전기 신호를 제어하는 드라이버, 속도를 조절하는 감속기 등이 들어간다. '악시움'은 축을 의미하는 '액시스(Axis)'에 '맥시멈(Maximum)'과 '프리미엄(Premium)'을 결합한 브랜드명이다. 악시움 소개 페이지에는 소형화를 위한 '올인원 컴팩트 파워', 내구성을 높이는 '에너지 하베스팅 시스템' 등 기술 정보와 다양한 제품군 이미지가 담겼다.
LG전자는 올해 1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6'에서 'LG 액추에이터 악시움'을 공개한 이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경남 창원공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 초도 물량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선 자사 산업용 로봇에 적용한 뒤 내년부터 외부 판매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액추에이터를 피지컬 AI(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후방 산업으로 평가한다. 액추에이터는 전체 로봇 제조 원가의 40~5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휴머노이드 한 대에 많게는 수십 개가 탑재되는 만큼 시장 성장에 따른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2050년 5조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액추에이터의 핵심 경쟁력은 모터 기술에 있다. LG전자는 가전 사업을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모터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1962년부터 모터를 직접 생산했다. 현재 세탁기·건조기용 AI(인공지능) DD모터와 분당 15만회전(rpm)에 달하는 청소기용 초고속 모터 등 연간 4000만개 이상의 고성능 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감속기 내재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관련 연구개발(R&D) 인력을 채용 중이다. 액추에이터 핵심 부품을 모두 자체 설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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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용 부품 사업뿐 아니라 클로이드로 대표되는 휴머노이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가전사업을 통해 확보된 기술 등을 활용해 2028년 홈 로봇 상용화의 기틀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존 가전과 소프트웨어 연결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설계에도 로봇 사용을 염두에 둘 계획이다.
엔비디아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개발 등 협업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LG트윈타워에서 엔비디아의 매디슨 황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와 미팅을 갖고 피지컬 AI 관련 협력을 논의했다.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LG전자는 LG이노텍 지분 40.8%, 로보스타 지분 33.4%를 보유하고 있다. LG이노텍(760,000원 ▲7,000 +0.93%)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비전 센싱 시스템' 양산을 준비 중이고, 로보스타(80,800원 ▲6,300 +8.46%)는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고 있다.
로봇 사업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종목 주가도 강세를 보인다. 이날 LG전자 종가는 21만7000원으로 한 달 새 80.8% 상승했다. 같은 기간 LG이노텍은 105.1%, 로보스타는 32.2%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전사에 흩어져 있던 로봇 역량을 결집하며 미래 기술 확보 준비를 마쳤다"며 "모듈형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산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다품종 생산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