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정보기술) 기기가 갈수록 작아지고 날렵해지고 있다. M&M(mobile & mini)이 화두가 된 것이다.
소비자들은 보다 휴대가 간편하면서 많은 인터넷 환경을 제공하는 핸디형 제품만을 찾는다.
데스크탑 PC가 노트북에 밀린 것은 이미 오래됐다. 하지만 노트북도 작아진 넷북의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선보인 스마트폰의 인기는 넷북의 성장률을 바짝 뒤쫓고 있다. 컴퓨터와 폰의 모바일, 미니어쳐 전쟁이 치열하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데스크탑의 예상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5.7% 감소한 1억2500만대로 추정된다.
반면 노트북은 4.1% 증가한 1억4900만대, 넷북(스크린 크기 5~11인치)은 42.9% 급증한 210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예상 판매량은 1억9100만대로 지난해보다 37.2%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 21일(현지시간) 3회계 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5% 늘어난 12억3000만 달러, 주당 1.3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들의 2분기 순익이 전년대비 평균 26% 감소한 것에 비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매출도 74억6000만달러에서 83억4000만달러로 12%나 증가했다. 이는 톰슨 파이낸셜 전문가의 예상치인 82억달러(주당 1.17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었다.
애플 실적의 일등공신은 단연 아이폰이었다. 아이폰은 분기동안 524만대가 팔려 626%의 판매 신장을 기록했다.
구글 vs 마이크로소프트
M&M 전쟁은 하드웨어에서 가시화되고 있지만 사실 더 치열한 격전장은 소프트웨어시장이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과 넷북 등의 등장으로 컴퓨터와 휴대폰 산업의 영역이 모호해지면서 전혀 다른 영역에 있던 IT기업들의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하다.
구글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항해 기존PC는 물론 휴대폰에서도 작동하는 새로운 운영체제(OS)를 개발중이며, 이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자사 웹브라우저 크롬의 연장선으로 '크롬 OS'를 오픈 소스로 개발중이며, 이를 탑재한 넷북을 내년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인터넷 검색 등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오던 구글이 MS의 안방을 겨냥한 셈이다.
이에 대해 MS는 '무료 오피스'로 대응하고 있다. MS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월드와이드 파트너 컨퍼런스(WPC) 행사에서 내년 상반기 출시될 '오피스 2010'의 핵심 기능들을 공개하고, 이를 온라인에서 무료로 서비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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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vs 인텔
한편 구글의 발표로 회심의 미소를 지은 것은 휴대폰용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는 영국의 반도체 설계 회사인 암(Arm) 홀딩스다.
암은 95%에 달하는 모바일칩 마이크로프로세서(가전제품에 탑재된 초소형 컴퓨터)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암의 모바일칩은 작고 전력소모가 효율적인 데다 퀄컴, ST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의 기업들이 만드는 칩에 기반해 설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더 빠르고 강력하지만 휴대폰용에 비해서는 전력 소모가 큰 컴퓨터 칩을 설계하고 있어 모바일 시장 진입에는 실패한 바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넷북 등의 등장으로 PC와 휴대폰의 영역이 허물어지면서 인텔과 암의 충돌은 불가피해졌다.
암은 7월 대만 컴퓨텍스 전시회에서 넷북용 칩을 선보였다. 워런 이스트 암 CEO는 이 칩이 텔레비전 셋톱박스에서 서버까지 어디에나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텔 역시 더 작고 전력효율성이 강화된 넷북용 칩 '아톰'을 개발했다. 인텔은 이 칩을 2011년에 스마트폰에 도입할 계획이다.
암의 칩은 1/4 크기에 전력 효율성이 뛰어나다. 반면 인텔의 아톰은 암의 칩보다 배이상 빠르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가 곧 좁혀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CCS 인사이트의 존 잭슨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차별화는 일년반에서 2년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들의 제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구글의 윈도 대체용 OS개발 계획으로 인해 MS사가 전략을 재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인텔은 하이브리드 스마트폰과 랩탑 제품에 대한 공동연구를 위해 지난달 노키아와 전략적 제휴를 발표했다.
하이브리드 디바이스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하지만 이들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 M&M 전쟁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는 업계의 판도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