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아프리카로 떠난 젊은 女은행원… 왜?

홀로 아프리카로 떠난 젊은 女은행원… 왜?

정진우 기자
2010.03.27 09:49

수출입은행 탄자니아 주재원 이혜경 차장의 꿈과 열정

모두가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다. 살아가는데 그게 무슨 도움이 되냐고 우려했다. 그냥 편하게 돈이나 버는 게 낫지 않냐는 회유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외로운 길을 택했다. 오히려 가슴 떨린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렜다.

아프리카 오지에 나가 있는 수출입은행 이혜경 차장(36, 여) 얘기다. 그녀는 현재 탄자니아 주재원으로 탄자니아 다레살람(경제수도, Dar es Salaam)에서 2년 넘게 혼자 일하고 있다. 아직 미혼인 그녀는 올해 말까지 현지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 차장은 지난 2008년 1월 EDCF(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 : 대외경제협력기금) 탄자니아 주재원 선발 공고를 보자마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남자직원 몇 명도 지원했지만 탄자니아행 티켓은 그녀의 몫이었다.

↑ 탄자니아 현지 모습
↑ 탄자니아 현지 모습

◇무모한 도전? No, 무한도전! =대부분 직원들이 꺼리는 해외 오지 근무를 왜 선택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개발협력'에 대한 개인적 관심이다. 미국과 영국 대학원 시절 그녀의 전공이 개발협력 분야였던 것만 봐도 애정도를 볼 수 있다. 이 차장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 개발도상국에서 현지 근무 경험을 쌓는 게 당연하다"며 "수출입은행에 들어온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도 이와 관련된 업무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들의 우려와 달리 그녀는 절대 어렵고 힘든 선택이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좋은 기회로 여겼다. 이미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 캄보디아에서 인턴십을 했기에 개도국 생활은 낯설지 않았다. 외지에 여자 혼자 나가있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다.

당장 탄나지아 정부에만 고위직 여성이 많았다. 또 여러 국제기구의 여성들도 이미 탄자니아 곳곳을 누비고 있었다. 이 차장이 맡고 있는 주요 업무는 △대 탄자니아 중점 지원분야에 대한 신규사업 개발 △EDCF 사업의 신속한 이행 지원 △탄자니아 정부 부처 및 선진 원조기관들과 협력 채널 구축 △EDCF 현지 홍보 등이다. 게다가 아프리카 1인 주재원이기에 본부 요청이 있으면 아프리카 어디라도 가야한다.

↑ 탄자니아 현지인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이혜경 차장
↑ 탄자니아 현지인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이혜경 차장

◇대한민국 자원외교 '여전사' =일을 하다보면 불편한 점도 있다. 이 차장은 의식 수준의 차이를 꼽았다. 이 차장은 '시속 80km'인데 탄자니아 사람들은 '시속 40km'라는 것.

"탄자니아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pole pole(뽈레 뽈레)'에요. 영어로 'slow slow(천천히 천천히)'죠. 또 'Hamna Shida(함나 시다=No Problem)'와 'Kesho(케쇼= tomorrow'라는 말도 많이 해요. 처음 부임했을 때 정부 부처에서 하는 세 가지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보고했다가 무척 고생했죠."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사업 이행을 위해선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그녀. 지금도 발품 팔고 독려하고 기한을 맞추느라 분주하다.

◇젊은이들이여, 세계를 누벼라 =그녀는 "탄자니아 온 것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업무가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고 탄자니아 정부와 어려운 협상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도 받지만 선택을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오히려 "여기 와서 쌓은 경험, 만난 사람들 모두 제 미래의 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꿈은 EDCF 전문가다. 아프리카 현장 사무소에 다시 나올 기회가 있다면 또 손을 들겠단다.

벌써부터 앞으로 10년 후쯤 아프리카 현장을 누비고 있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건넨다.

"요즘 젊은이들이 다행히 미래 지향적인 G세대라고도 하던데 해외도 많이 가보고 오지도 많이 가보는 용기가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젊은이들이 EDCF와 같은 개발협력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진출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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