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왜 석유수출국이 원전을 지을까.

[Book]왜 석유수출국이 원전을 지을까.

강인귀 기자
2010.04.07 10:24

아랍에미리트가 발주한 원전 건설 사업자로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한국형 원전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발전소 시공 등 건설 부문 수주액만 2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아랍에미리트는 원유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다. 화력발전소를 세우고 석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전기를 얻는 가장 손쉽고 효율적인 방법일 텐데 수십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원전을 건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석유가 한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원유 매장량과 석유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지구가 버틸 수 있는 한계 수준에 다다른 것이다. 이미 이런 한계를 인지하고 원전뿐 아니라 태양열, 풍력, 조력 등 다양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서 온 편지>는 이를 근거로 인류는 경제적으로 쇠퇴의 시대에 들어섰다고 주장한다. '더 많이, 더 빨리, 더 크게'에 맞춰온 소비에 대한 입맛을 이제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인 리처드 하인버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한 환경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유명 환경운동가로 인류가 정점을 지나긴 했지만 아직 몰락과 연착륙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더 조금, 더 느리게, 더 작게'라는 메시지가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이기에 오랜 세월에 걸친 괴로운 희생이 요구되겠지만, 문제를 회피하면 공멸할 수밖에 없음을 사람들에게 주지시키고, 땀 흘려 노력하면 미래는 긍정적인 결과가 다가올 것이라는 비전으로 동기를 부여하면 충분히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착륙을 하게 되면 인구, 복잡성, 소비의 감소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바람직한 특성을 지닌 안정된 사회가 만들어지는데, 이는 작은 마을, 대가족, 지역의 소비를 위한 자체 생산이 운영되며 전 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통신과 교통수단이 존재하는 현대 도시인 다수가 꿈에 그리는 생존 방식이다.

트로이의 재앙을 예언했던 카산드라는 멸시를 받았다. 현대 사회에서도 문명의 몰락을 경고하는 사람들은 환영받지 못한다. 이 책도 인류의 내리막을 이야기하기에 반발심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좋은 말은 귀에 거슬리는 법. 파멸이라는 결과에 과민반응을 보이기보다는, 이를 우리 혹은 다음 세대가 겪어야만할 불가피한 변화로 인정하고, 신중한 대처방안을 찾는데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 후세에 뒤늦게 사실에 직면하고 절규하는 트로이인의 모습으로 기억되지 않으려면…

◇리처드 하인버그 지음/송광섭 외 옮김/부키 펴냄/276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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