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썰물' 외국계 운용사 돌파구 부심

'해외펀드 썰물' 외국계 운용사 돌파구 부심

박성희, 권화순 기자
2010.09.13 10:02

외국계 운용사 판매사·인력 확보 경쟁 치열

해외펀드 환매랠리로 운용자산이 급격히 축소된 외국계 운용사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를 주력 상품으로 편입하는가 하면 국내 소매영업 강화에 사활을 걸고 인력 충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슈로더자산운용은 최근 국내주식팀 진용을 모두 갖추고 신상품 개발에 한창이다. 삼성자산운용에서 자리를 옮긴 김상철 본부장을 중심으로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등 모두 5명의 인력을 충원했다.

오는 11월 국내주식형펀드를 출시하고 '슈로더브릭스펀드'에 집중됐던 상품군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슈로더운용 관계자는 "홍콩에서 활동중인 애널리스트도 국내주식 리서치에 가담하는 등 런던 본사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상품 구성을 다양화해 국내외 운용자산의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자산운용은 내달 재간접펀드 출시를 검토중이다. 얼라이언스는 지난해 6월 내놓은 글로벌하이일드채권펀드를 주력으로 해 왔으나 최근 자금이 이탈하면서 순자산이 순감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8300억원까지 늘었던 펀드는 최근 7500억원으로 줄었다.

피델리티자산운용과 JP자산운용은 이머징채권펀드를 내놓고 자금 몰이에 한창이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출시한 이머징채권펀드로는 4~5개월만에 2000억원이 유입됐다.

리츠펀드로 골치를 썩은 골드만삭스운용은 임태섭 대표를 선임한 이후 신규 펀드 출시를 준비중이다. 골드만삭스운용 관계자는 "20개의 펀드를 새롭게 내놓을 예정"이라며 "올 가을을 시작으로 시장 상황을 봐가며 순차적으로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동양종금증권이 신규 펀드를 모두 판매키로 했고 추가적으로 다른 판매사로도 판매 채널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 운용사는 해외펀드 열풍이 불면서 급성장했지만 금융위기에 따른 수익률 악화와 세제혜택 축소가 맞물리면서 고사 위기에 몰린 상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슈로더자산운용은 해외펀드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07년 말 총 순자산이 11조2000억원이었지만 9일 현재 8조3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순위도 업계 8위에서 12위로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피델리티운용도 21위에서 24위로 밀려났고, 골드만삭스운용(26위->40위), 도이치운용(34위->45위), ING운용(25위->31위), 프랭클린템플턴운용(30위->38위)도 모두 뒷걸음질 쳤다.

이들 운용사가 주력하는 해외펀드에서 집중 환매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생존전략을 찾지 않고는 영업이 힘들어진 것. 해외주식형펀드에선 올들어 6조원 가까운 자금이 빠졌다.

외국계 운용사의 의욕은 넘치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장애물은 운용사간 경쟁적인 판매사 확보다.

업계 관계자는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하이일드채권펀드에서 자금이 빠지고 피델리티 이머징채권펀드가 순증한 건 판매사가 동일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펀드를 갈아타고 있기 때문"이라며 "경쟁사의 대대적인 신상품 판촉으로 펀드 순환매가 이뤄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운용의 공격 영업으로 외국계 운용사의 판매사 확보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또 인력 충원도 난제다. 골드만삭스운용과 피델리티운용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의 진원지로 알려지다 보니 업계에선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도 일단 손사래부터 친다는 것.

또 다른 관계자는 "이들 운용사가 연봉을 올리는 등 매력적인 제안을 해 와도 회사 영업전략이 바뀌면 인정사정없이 감원을 할 수 있다는 불신이 쌓여 웬만해선 이직을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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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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