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면]연말 건강음주법
과음 후 어김없이 찾아오는 숙취. 연말이 되며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숙취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음주를 하는 사람의 75%는 매해 숙취를 경험하며, 이 중 15%는 매달 숙취를 경험한다고 한다.
주된 증상은 두통이나 근육통, 무기력증. 설사나 갈증, 식욕부진, 몸떨림, 피로, 메스꺼움도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상은 보통 술을 마신 후 수 시간 내에 시작되며, 혈중 알코올 농도와 반비례 관계가 있어 혈중 알코올 농도가 '0'이 될 때 가장 심한 증상을 호소한다.
'숙취'는 과음 후 알코올이 완전히 대사되고 나서도 일상 활동과 작업능력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증상이 2가지 이상인 경우로 정의할 수 있다. 크게 탈수와 전해질 부족, 아세트알데히드 및 다른 여러 물질에 의한 부작용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작용으로 소변이나 땀, 기타 분비물을 통해 많은 수분이 소실된다. 유상호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소주 5~6잔에 해당하는 50g 정도의 알코올을 250㎖의 물에 섞어 마시게 되면 몇 시간 내에 600~1000㎖ 정도의 수분이 배출된다"며 "이로 인한 수분 부족이 피로, 갈증, 두통과 같은 증상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분이 배출되면서 여러 가지 전해질이 함께 몸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도 숙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해질이 배출되며 몽롱하고 무기력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알코올의 대사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축적되는 것도 원인이 된다. 성인이 1시간 동안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약 6g 정도로, 소주 1병을 분해하는 데는 10시간이 걸린다. 이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대사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축적돼 짜증이 나고 속이 메스꺼운 증상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술 속에 들어 있는 대표적 이물질인 '메탄올'의 대사로 생성되는 포름알데히드가 독성이 매우 강해 심한 숙취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숙취 증상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먼저 충분한 양의 수분과 전해질을 섭취해야 한다. 숙취 증상을 유발하는 아세트알데히드 등의 물질을 빨리 체내에서 제거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알코올의 흡수를 직접 억제해 사전에 이런 물질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거나, 아세트알데히드의 대사를 촉진해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숙취 해소 음료는 주로 후자의 방법에 의거해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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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교수는 "음주에 대해 관대한 사회적인 인식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숙취가 광범위한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미미한 실정"이라며 "시중에 판매되는 숙취제거제들 대부분이 과거부터 전통적으로 이용하던 식품들이거나 이를 근거로 제조한 음료들로 과학적 근거는 미미하거나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효과가 어느 정도라도 입증된 것은 비타민 B6, 선인장열매 추출물 등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심장질환 치료제로 흔히 사용되는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 안정제인 클로메티아졸(chlormethiazole) 등을 숙취 제거에 이용한 연구가 있었으나 모두 효과가 미미하거나 없었다는 것.
'비타민 B6'는 간, 연어, 청어, 견과류, 현미 등이 주요 공급원이며 대부분의 채소, 육류, 생선, 계란, 콩 등에 들어있다. '비타민 B6'는 포도당 합성에 관여하며 아미노산의 분해·합성, 지질과 핵산 대사, 신경전달물질 합성·스테로이드 호르몬 작용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적혈구 생성을 돕는다.
권장량은 하루 2㎎으로, 보통 비타민 B 복합체에 포함된 양은 10~100㎎ 정도이며, 연어 70g에 0.41㎎, 작은 크기의 바나나 하나에 0.62㎎이 들어있다. 권장량의 범위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하루 2g 이상 복용시 뇌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선인장 열매인 '백년초'는 공복에 갈아 마시면 변비 치료, 이뇨 효과, 장운동 활성화, 식욕증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영양학적으로는 다량의 섬유질, 비타민 C, 칼슘 등을 함유하고 있다.
젊은 성인 64명을 대상으로 음주 수 시간 전에 위약(가짜약)과 백년초 추출물을 각각 투여한 결과, 추출물을 투여한 그룹에서 구역질과 갈증, 식욕부진 등의 숙취 증세가 반으로 줄었다는 연구도 있다.
헛개나무는 전통적으로 열매에 술독을 풀고 구역질을 멎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전통의학서에서도 이런 효능이 기술돼 있다. 국내에서도 알코올 분해능력과 간해독 작용에 대한 몇몇 연구가 있으나 숙취와 관련해 잘 디자인된 인체 연구는 아직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통적으로 다양한 음식과 차 역시 숙취 제거를 위해 이용됐지만 그 효과에 대한 연구나 임상 보고는 전무하다.
숙취를 제거하는 최선의 방법은 과음을 피해 숙취를 예방하는 것이다. 부득이 마셔야한다면 술마시기 전 음식을 꼭 먹어 공복을 피하고, 안주를 잘 먹으면서 마시는 것이 숙취를 줄이는 길이다.
술자리가 예상되는 전날에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술을 마실 때는 자신의 주량에 맞게 될 수 있는 한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시간을 끌면서 마신다.
유 교수는 "술과 함께 탄산가스가 함유된 음료를 마시지 않아야 한다"며 "약물을 함께 먹지 않는 것도 숙취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