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기다려도 '반토막', 5천억 베트남펀드의 눈물

5년 기다려도 '반토막', 5천억 베트남펀드의 눈물

임상연 기자
2011.02.21 06:59

환매 제한 폐쇄형펀드 잇단 만기… 반토막 불구 수익률 회복 요원

지난 2006~2007년 패쇄형 베트남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올해 펀드 만기가 돌아오지만 수익률 회복은 멀기만 한데다, 패쇄형이라 당장 환매도 불가능한 탓이다.

자산운용사들도 베트남증시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만기연장을 통한 원금회수보다는 마이너스 상환을 각오하고 있다.

◆5년만에 반토막으로 돌아와

2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부터 만기를 앞두고 있는 패쇄형 베트남펀드는 총 5개(특별자산펀드 제외)로 설정규모는 4780억원에 달한다.

가장 먼저 만기가 도래하는 한국투신운용의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 1호와 2호'는 각각 6월, 11월이 만기다. 이들 펀드의 설정이후 수익률은 1호가 -45.47%(17일 기준), 2호는 -50.01%로 패쇄형 베트남펀드 중 가장 부진하다. 5년 가까이 투자했지만 투자원금의 절반가량을 날린 셈이다.

오는 12월에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베트남주식혼합 1'가 만기가 도래한다.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이 펀드의 수익률은 -9.73%로 그나마 가장 양호하다. 베트남 주식 편입비중을 낮추고 국내 주식(ETF, 상장지수펀드)과 채권 비중을 늘린 것이 득이 됐다. 작년 11월말 현재 이 펀드의 베트남 주식투자비중은 전체 자산의 36%에 불과하다.

내년에는 동양자산운용의 '동양베트남민영화혼합1호와 2호'가 만기다. 설정액이 1454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큰 '동양베트남민영화혼합1호'는 4월 만기이지만 현재 수익률은 -31.29%에 그치고 있다. 2호 역시 -31%대에 머물고 있다.

◆"만기연장 해도 뾰족한 수 없어"

펀드 만기를 앞두고 운용사들은 만기연장, 포트폴리오 변경 등 대책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장 먼저 만기가 도래하는 한국투신운용은 오는 3월 펀드 만기연장을 위한 수익자총회를 검토하고 있다. 만기연장후 패쇄형을 개방형 펀드로 바꿔 환금성을 높이고, 보수 인하 등으로 최대한 원금회복에 주력하겠다는 복안이다.

동양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만큼 만기 전까지 최대한 수익률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베트남 경기와 증시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동화 평가절하 등으로 환차손까지 커지고 있다. 베트남은 무역수지개선을 위해 지난 11일 자국통화인 동화를 달러 대비 8.5% 절하했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앞서 만기가 도래했던 삼성자산운용은 투자자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만기연장 없이 마이너스 상환을 택했다.

만기연장이 가능할 지도 미지수다. 그동안 환매 제한에 묶여 다른 투자기회를 잃어버린 개인투자자들로서는 차라리 환매 후 대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첫 만기가 돌아온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GB블루오션베트남주식혼합형 1호'는 1년 만기연장을 위한 수익자총회를 개최했지만 결국 투자자 설득에 실패, 50%에 가까운 손실을 내고 청산된 바 있다.

업계관계자는 "펀드 수익률 회복을 위해선 베트남 증시가 회복돼야 하지만 경기상황으로 볼 때 단기에 2007년 수준인 1000까지 오르긴 힘들다"며 "국내 펀드들의 잇단 만기로 현지 증시 투자종목들의 수급까지 악화될 경우 제 때 상환하는 것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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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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