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과 거래하다 "협동조합 전환"··· 직원 18명이 주주, 최근 2·3호점도

올해 서른하나인 이성진씨는 입사 3년 만에 공동 대표직을 맡았다. 보기 드문 쾌속승진이다. 이씨가 대표직을 맡고 있는 직장은 중국음식점 '블랙&압구정'이다.
2009년 겨울, 블랙&압구정의 창업자이자 사장인 채혁씨(43)는 이씨 등 3년차 직원 3명에게 특별한 제안을 했다. 출자금을 내고 음식점 지분을 보유한 공동대표로서 일해보지 않겠냐는 것. 중국음식점을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해보자는 의미였다. 창업한지 10년이 되던 해였다.
채씨가 이러한 결심을 하게 된 것은 논골신협과의 인연 덕분이었다. 자영업자를 직접 찾아가는 파출수납 금융서비스를 통해 2001년 논골신협과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우수조합원이 되고, 감사이사까지 맡으면서 협동조합 사례를 직접 견학할 기회도 찾아왔다. 그러던 중 직접 협동조합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한 것이다.
이씨 등 직원 3명이 채씨의 갑작스런 제안에 선뜻 동참할 수 있었던 데도 논골신협과의 인연이 도움이 됐다. 채씨를 따라 직원들도 자연스레 신협과 거래해왔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매일매일 신협에 적금한 돈으로 출자금을 만들었다. 일부는 모자란 출자금을 채우기 위해 좋은 조건에 대출을 받기도 했다. 물론 연체 없이 착실히 상환해 이제는 우수조합원이 됐다.
현재 18명의 직원이 신협을 통해 출자금을 마련해 블랙&압구정 지분의 44%를 보유하고 있다.
채씨의 아이디어와 신협의 금융지원으로 직원들은 꿈을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채씨는 "대부분 직원들은 자신의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지만 현실에서 성공확률은 5% 수준"이라며 "협동조합이라는 구조 안에서 직원들이 그 꿈을 차근차근 이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면서 음식점 사정도 더 좋아지고 있다. 매출이 15% 정도 늘었고 높은 이직률을 걱정할 필요도 없어졌다. 최근에는 2호점(금호점), 3호점(중천점)까지 생겨났다.
지난해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면서 보다 전문적으로 공동운영하기 위해 다음 달까지는 상표등록을 마치고 올해 안에 정식 협동조합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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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 번창하면서 논골신협과의 관계도 더욱 밀접해졌다. 직원의 급여이체나 자본금 예치 모두 신협을 이용한다. 상호금융이 조합원을 지원하고 이로 인해 우량고객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채씨는 자신의 지분율은 줄어도 수익금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 덕분에 사업이 성장한다는 믿음에서다. 사업이 확장되더라도 매장마다 80% 지분은 직원들에게 돌아가도록 할 생각이다.
직원들뿐 아니라 사회에 공헌하는 음식점을 만드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현재 블랙&압구정 수익금의 3%는 네팔 어린이, 시흥 꿈터 건립 등을 후원하는데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