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5.18 사진전' 훼손…일베회원 소행 추정

고려대 '5.18 사진전' 훼손…일베회원 소행 추정

이슈팀 이민아 기자
2013.05.17 13:40
고려대학교 문과대학생회의 주최로 교내 다람쥐길에서 열린 5.18 광주 사진전 모습 /사진=고려대학교 46대 문과대학생회 '너와나의 하이킥' 페이스북
고려대학교 문과대학생회의 주최로 교내 다람쥐길에서 열린 5.18 광주 사진전 모습 /사진=고려대학교 46대 문과대학생회 '너와나의 하이킥' 페이스북

고려대학교 문과대학생회 주최로 최근 교내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진전' 전시물을 보수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고의로 훼손한 일이 일어났다.

고려대 문과대 학생회 측은 16일 공식 페이스북에 '서관 앞 광주민주화운동 사진전 훼손에 대한 제 46대 문과대 학생회의 입장'이라는 글을 올려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게시글에 따르면 16일 문과대 학생회는 전시에 나온 5.18 광주 사진과 설명 위에 누군가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과 '광주민주화운동은 북한의 조종에 의해 일어난 폭동이었다'는 주장을 담은 사진을 붙였다는 제보를 받았다.

학생회 측 조사 결과, 이는 일베 회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그는 일베에 '좌빨천국 고려대학교 산업화 시전'이라는 제목의 인증글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오후11시 30분쯤 일베에 올린 글에서 그는 "얼마 전부터 학교에 이딴 거 붙어 있어서 화가 났다"며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신속한 동작으로 산업화 시전. 내일 학교에 와서 (이를 보고) 화가 날 좌빨들을 생각하니 흐뭇하다"며 전시물을 훼손한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일베는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등 역사왜곡과 광주 시민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으로 논란이 돼 왔다.

고려대 문과대학생회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왜곡, 폄하하는 치졸하고 비겁한 행위"라며 "인간의 자유와 권리의 확장을 향해 달려온 역사의 중요한 한 장면에 대해 '북괴의 사주를 받은 폭동'이라는 식의 근거 없는 폄하가 일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 학우가 문과대 학생회가 광주를 기억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다면, 이를 반박하는 내용의 자보를 다른 곳에 부착하는 행위 등을 통해 공론화를 시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문과대 학생회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을 악의적으로 왜곡한 사진들을 덮어 우리의 표현물을 훼손했고, 이는 타인의 표현의 자유와 발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학생은 이에 대해 고려대 커뮤니티(고파스)에 "행위자를 처벌한다고 소위 일베식의 인식이나 주장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식의 분노를 자아내는 방식에 대해 분노로 대응하는 것도 옳은 방향은 아니다"라며 "공동체 내의 인식과 입장 개진, 논쟁의 방법에 대해 성찰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현재 일베에 올라왔던 인증글은 삭제된 상태며 훼손된 전시물은 원래 상태로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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