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올 1분기 건보매출 전년동기比 1.6%↓, 내원시간도 4%가량 줄어
요양기관(약국 및 의료기관)의 1분기 건강보험 매출이 9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경기불황 여파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줄어든 탓이다.
◇의료기관 올 1분기 건보매출 9년만 첫 감소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요양기관의 건강보험 환자 매출은 11조96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조1570억원보다 1.6% 줄었다.

요양기관의 건강보험 환자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것은 2004년 3.9% 감소를 기록한 이후 9년만이다. 그동안 건강보험 매출은 줄곧 성장세를 보였다.
자료에 따르면 환자들이 요양기관을 찾은 내원일수 역시 올해 1분기 3억5093만5000일로 지난해 1분기 3억6520만1000일보다 3.9% 줄었다.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찾는 숫자가 줄면서 매출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불황에 아파도 참는다는 속설이 입증된 셈이다.
의료기관별로는 중형병원(종합병원), 동네의원의 매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중형병원 매출은 1조7774억원에서 1조6755억원으로 5.7%, 내원일수는 1902만5000일에서 1835만9000일로 3.5% 줄었다. 동네의원의 경우 매출은 2조6094억원에서 2조5682억원으로 1.6%, 내원일수는 1억3572만8000일에서 1억2752만4000일로 6.0% 줄었다.
내원이 줄면서 약국도 덩달아 타격을 입었다. 약국의 건보매출은 3조1469억원에서 2조8810억원으로 8.5% 감소했다. 환자들이 방문한 일수도 1억2581만1000일에서 1억1889만일로 5.5% 줄었다.
◇정형외과도 MRI 할인 프로모션=의료기관들 역시 이 같은 매출 감소를 체감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이비인후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 A씨는 "요즘 환자가 줄지 않았다는 의료기관이 있다면 정말 잘 되는 곳이거나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황에 감기환자가 제일 먼저 줄어든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이 그렇다"며 "체감도로 보면 2011년부터 계속 환자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부과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B씨는 "병원 운영한지 10년 이상 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어 있다"며 "다만 새로 개원을 하는 사람의 경우 불황을 더 피부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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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8년을 기점으로 상승곡선이 확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의료비 지출을 안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급여 뿐 아니라 비급여까지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정형외과의 경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비급여 항목의 가격을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행하고 있다. MRI(자기공명영상), CT(컴퓨터단층촬영) 등 보험이 안 되는 검사비를 할인하거나 비급여 치료를 패키지로 묶어 가격을 내리는 방식이다.
한 정형외과 관계자는 "특히 서울 의정부 지역에 정형외과들이 늘면서 가격할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가격 할인은 결국 제살 깎아먹기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할인행사로 매출이 일부 늘어난 것을 감안해도 지난해보다 10~20% 정도 떨어졌다"며 "요즘엔 증상이 심각해져야 병원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약국, 의료기관 매출은 건강보험 급여 매출과 비급여 매출로 나뉜다. 이번 수치는 환자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급여 매출 통계다. 비급여 매출의 경우 정확한 통계치를 알 수 없어 공식 수치가 발표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