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도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해묵은 '보험설계사의 근로자 인정 문제'가 재부상하면서 보험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9월 정기국회에서 '특수형태업무종사자 보호입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설계사의 근로자 인정여부는 1990년대 후반 처음 등장해 선거 때마다 이슈가 돼 왔다. 최근 들어서는 지난 5월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택배기사 등 특수형태업무종사자(특고종사자)에 대해 4대 보험을 추진할 것이라고 시사하며 다시 관심이 모였다.
당장 지난 23일 은수미 민주당 의원이 특고노동자의 산재보험 가입과 관련한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상황이다. 사업주와 특고종사자가 산재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토록 예외가 적용된 6개 업종에 대해 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전액 부담토록 하고 대신 국가가 50%를 지원하자는 것이 골자다.
이와 함께 9월 정기국회에서는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에서도 특고종사자를 근로자로 인정하는 내용의 법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4대 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 행동권)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현재 보험사들은 설계사를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위촉(위임계약)을 하고 있다. 세법상으로도 설계사는 개인사업자로 간주돼 3.3%의 사업소득세를 낸다.
보험사들은 설계사를 근로자로 인정해 기본급을 보장하고 4대 보험, 산재보험 등에 가입토록 할 경우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한다. 비슷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던 지난 2007년에도 업계 전체적으로 연간 3조2000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설계사의 40%(당시 8만명)이 실직할 것이란 추정이 나온 바 있다.
설계사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고소득 설계사의 경우 개인사업자 지위를 선호한다. 근로자 신분이 될 경우 사업소득세가 아닌 근로소득세(최대 38%)를 내야 하는 데다, 업무의 자율성도 떨어지게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달 초 보험연구원이 9개 생보사 2740명의 전속설계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위촉계약 방식과 사업소득세 납부를 원한다고 답한 설계사 비중이 70% 이상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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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사에서는 설계사의 75% 가량이 산재보험보다 지금의 설계사 전용 단체보험 가입을 선호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산재보험의 경우 근로와의 연관성이 인정돼야하는 등 보험금 지급 절차가 까다롭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저소득 설계사나 아웃바운드(전화 등을 통한 보험 판매)를 하는 TM의 경우 근로자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정수준의 급여가 보장되고 고용도 안정되는 편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특히 TM 등의 경우에는 일정 공간에서 정해진 업무 시간에 일을 하는 만큼 근로자로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부담이 늘면 설계사에 지급하는 수당(수수료)을 낮출 수밖에 없고, 이런 영향이 누적될 경우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많은 설계사들이 가사와 일을 병행하는 여성이라 출퇴근이 자유롭기를 원하는 점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