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수출이라지만… 양극화 '심각'

사상최대 수출이라지만… 양극화 '심각'

이현수 기자
2013.11.04 16:47

무역수지 흑자로 원화강세, 수출 부진 품목 경쟁력 더 떨어뜨려

우리나라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수출 품목의 양극화는 점점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역수지 흑자 기조는 원화 강세를 부추겨 철강 등 제조업 경쟁력을 더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4일 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출은 IT품목 호조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7.3% 증가한 505억11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역시 48억9900만달러를 기록, 21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올 들어 8월까지 경상수지 흑자폭은 422억2000만 달러로, 일본(415억3000만달러)보다 7억달러 많다.

◇철강·조선↓…중국, 바짝 추격

전체 지표만 놓고 보면 상승세가 분명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무선통신기기와 반도체 등 IT제품이 수출을 견인하고 있지만, 전통적 수출 주력상품이었던 철강과 조선은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

실제 올 상반기 무선통신기기와 반도체의 수출증가율은 전년 대비 각각 30.0%, 8.6%를 기록한 반면, 철강은 -11.9%, 선박은 -25.3%를 기록했다. 선박수출을 제외하면 상반기 전체 수출이 3.3% 증가할 정도다.

하반기 들어서도 철강제품의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7월 -19.4%, 8월 -5.9%, 9월 -16.3%, 10월 -1.5% 등 마이너스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는 것. 중국의 유통재고가 늘면서 수출단가가 하락하고, 아세안 등 주요 수출국의 수요는 점점 줄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전문가들도 중국 시장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철강제를 공급하면서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는 우려다. 지금까지는 중국이 국내 수출품을 조립해서 재가공했다면, 이제는 부품 소재까지도 스스로 조달하고 있는 상항.

LG경제연구원 이지선 연구원은 "올해 수출을 이끌고 있는 주력 품목은 스마트폰 관련 제품이다. 대신 전통적 수출 품목으로 각광 받았던 철강, 조선, 석유화학이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며 "중화학 공업에서 중국이 국내 제품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흑자→원화강세→경쟁력 하락 '악순환'

무역흑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마냥 좋게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이유에서다. 일본도 이와 비슷한 현상을 오랜 기간 겪다 제조업경쟁력을 상실, 장기불황을 맞은 경험이 있다.

10월 무역수지가 수입보다 수출이 많은 '불황형 흑자'라는 점과 최근 일본의 엔저 현상을 고려하면, 1~8월 한국 경상수지가 일본을 앞지른 점도 '고무적인 일'은 아니라는 평가다. 지난해 말 이후 엔화 가치는 약 40% 가량 절하됐다.

이 연구원은 "일본은 원전 가동을 하지 않아 원유 관련 수입이 늘었고, 무역수지 흑자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과도하게 유지되는 것이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수입을 늘려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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