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겨냥'..연봉공개 후속입법 이뤄질까

'오너 겨냥'..연봉공개 후속입법 이뤄질까

김성휘 기자
2014.04.04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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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공개 후폭풍]오너, 미등기임원으로 지위변경..야권 중심 발의 움직임

2013년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 장면. (왼쪽부터) 새누리당 김종훈, 김용태, 박민식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민병두 의원/뉴스1 .
2013년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 장면. (왼쪽부터) 새누리당 김종훈, 김용태, 박민식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민병두 의원/뉴스1 .

"4억 받는 것도 입이 쩍 벌어지잖아요. 국민은 다 알고 싶은 겁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저희가 처음 해보는 제도입니다. 정부에 프리핸드(free hand·재량)를 좀 주시면…" (김석동 금융위원장)

지난 대선을 한 달 앞둔 2012년 11월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벌어진 격론의 일부다. 정치권과 정부는 이 같은 진통 끝에 연 5억원 이상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의 연봉을 공개하기로 법률(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을 고쳤다.

시행 첫 해인 올해 최태원 SK 회장 301억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67억원 등 개인별 액수가 공개되자 파장이 만만치 않다. 논란은 크게 두 갈래다. 우선 재계에선 정당한 성과보수에 대한 위화감 확대, 부정적 인식에 따른 인재확보 어려움 등 당초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연봉공개 자체에 불만이 적잖다.

연봉공개 시대를 연 국회도 이 같은 충격파를 인정한다. 하지만 이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보다는 '더 투명한 공개'쪽에 무게가 실린다. 공개대상인 등기임원이 미등기임원으로 지위를 바꿔 법망을 비켜가는 이른바 '갈아타기'를 막아야 한단 것이다. 보완입법 논의도 여기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갈아타기 논란에 野 "보완입법"= 장병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3일 "등기임원에서 미등기임원으로 갈아타는 재벌일가 고위임원의 편법행위를 막는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30일 국회를 통과, 올해 첫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맹점이 확인됐으니 재개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는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지난해 대한민국 연봉왕은 교도소 수감자였다"며 "노동자들에게는 무노동 무임금, 귀족노노 운운하며 덜 주려 했던 재벌이 범죄로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일 안하는 사람에게 천문학적 연봉을 지급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행 제도로는) 향후 연봉공개가 몸통은 다 빠져나가고 깃털만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무위 소속 민병두 새정연 의원은 임원보수 공개대상을 연 5억 이상 받는 미등기 임원도 포함하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급여 공개 대상을 상법 제401조의 2 제1항에서 규정하는 '업무집행 지시자 등' 실질적으로 이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자로 확대하고, '5억 이상 보수를 받는 미등기 임원'까지 포함시키는 것이 골자다. 상법의 이 조항은 형식적으로 이사가 아니지만 실질적 경영권을 지닌 이사를 규제하는 내용이다.

앞서 법개정에 따라 지난해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공개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까지 주요 대기업 총수를 포함한 상장사 등기임원 보수가 공개됐다. 민 의원은 정몽구 현대제철 회장, 오리온의 담철곤 회장·이화경 부회장, 김상헌 동서그룹 회장,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 등이 갈아타기로 급여공개를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에 대해 "기업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자본시장법 취지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미등기 임원에 대한 보수도 공개대상으로 삼아 주주 알권리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바깥에선 적자기업의 임원연봉만 공개하자는 등 다양한 보완 요구가 있다. 당장 4월 임시국회에서 법이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여당은 제도가 바뀌면 논란이 불가피하다며 시간을 두고 재개정 여부를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기준금액 '3억' 될 뻔..정부 난색에 절충= 연봉공개제도의 출발은 이목희 새정연(당시 민주당) 의원이 2012년 6월 대표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 열기가 뜨거울 때다.

고액 연봉의 대기업 총수나 임원 연봉 공개 필요성은 정부도 인정했다. 김석동 당시 금융위원장도 "다른 나라 입법 사례, 앞으로 기업경영 투명성 등을 고려해서 일리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다만 그 기준은 연 10억원, 5억원, 3억원 가운데 얼마로 정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적잖았다. 2012년 11월 15일 법안소위 당시 여야는 2~3억 이상 또는 연봉 상위 40% 등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3억 이상이면 당시 통계로 1348명이 대상자로 잡혔다. 이웃 일본도 1억엔 이상인 경우 연봉을 공개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정부는 시행 초기인만큼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며 10억원을 제시했다. 특정 비율을 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난색을 보였다.

이에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 통념상 돈을 많이 벌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보다 질시를 많이 받는다"며 "이것(기준)을 너무 낮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으니 넉넉히 올리자"고 말했다.

결국 법률엔 5억원 기준을 정하고 세부지침은 대통령령에 맡기는 방안이 통과됐다. 최종안은 박근혜정부 첫해인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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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브뤼셀), 미국 워싱턴DC 대학과 싱크탱크를 현지에서 경험했습니다. 주요국 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 다룹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 기업, 벤처스타트업 씬을 취재했습니다. 인터뷰와 제보, 서평 요청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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