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해당 상임위서 '선상 카지노법' 통과시켜..수상안전법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
세월호 참사로 대형 크루즈의 승객 안전 문제를 전면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상황인데도 국회에서 '수난구호법'이나 '수상레저안전법' 같은 안전을 다룬 관련법은 국회 처리가 제 자리 걸음인 반면 선상 카지노를 허용하는 '크루즈 산업 육성법'은 일사천리로 통과돼 빈축을 사고 있다.
국회가 국민 안전보다는 크루즈의 돈벌이에만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다. 선상 카지노를 허용해준 국회 상임위원회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로 이번 세월호 사고의 책임이 불가피한 해양수산부도 맡고 있다.
30일 국회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새누리당 김재원 의원 대표발의)을 지난 25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수정·통과시켰고 28일에는 해당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해당 법을 통과시켰다. 이제 국회 본회의에서만 통과된다면 선상 카지노가 가능해진다. 이 경우 앞으로 2만톤 이상 크루즈 선박에서는 외국인에 한해 공해 상에서 선상 카지노가 허용된다. 해당 상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동북아 크루즈 산업을 한국이 장악하려면 선상 카지노 허용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 관광업계는 △선상 카지노 없이 중국인 관광객의 크루즈 모객이 어렵고 △크루즈 운항의 수익성도 담보하기 어렵다고 호소해 왔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경제활성화 5대 법안으로 △관광진흥법(학교 앞 호텔)과 △서비스산업발전법 △분양가상한제폐지법 △자본시장법 △크루즈 산업 육성법을 꼽고 있는데 이중 크루즈 산업 육성법은 세월호 사고에도 불구, 여야 합의 아래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1호법이 됐다.
크루즈법은 지난해 7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새누리당)이 대표 발의했다. 그동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 심사소위원회에서 여야 공방이 이어져 왔는데 지난 2월 여야가 합의점을 찾은 뒤 이번에 심사소위와 상임위원회를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김재원 의원실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법안으로 해외 크루즈 선박 대부분은 카지노 영업장이 없는 크루즈 선박이 없을 정도"라며 "도박보다는 크루즈 산업 육성이 핵심으로 진작 통과됐어야 하는데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로 운항하는 선박은 연안 여객선과 달리 안전체계도 잘 갖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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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상임위원회가 수난구호법 등 승객 안전과 밀접한 법안 통과는 보류하면서 굳이 세월호 사고 여파가 가라앉기도 전에 선상 카지노를 통과시킨 것이 바람직하느냐는 반응도 있다. 실제 선상 크루즈 법이 통과된 그날 일명 '세월호 방지법'과 연관이 있는 '수난구호법 개정안'과 '수상레저안전법 개정안' 등은 통과되지 않았다.
이중 김승남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발의한 수난구호법 개정안은 수상구조사 제도를 도입하고 민간 해양구조대원의 해상구조 활동을 지원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수상레저안전법 개정안도 수상레저기구 관리가 내수면(지방자치단체)과 해수면(해양경찰)으로 분리돼 통합 관리가 어렵다는 문제의 개선방안을 담고 있다.
한 시민은 "세월호로 온 국민이 애도하는 지금 상황에서 선상 카지노 같은 사행성 산업을 장려하는 관련법을 국회 상임위에서 굳이 통과시킬 이유가 있느냐"며 "국민 정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은 "선상 카지노가 과연 승객 안전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카지노를 허용하기보다는 배가 얼마나 더 안전하게 운행될 수 있느냐는 고민해야 할 때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선상 카지노 사업을 주도할 예정인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 GKL 관계자는 "크루즈산업이 활성화되려면 선상 카지노는 선결 과제"라며 "어떤 방향이든 국회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