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대타협' 정무위 금융법안 무더기 통과 막전막후

'막판 대타협' 정무위 금융법안 무더기 통과 막전막후

김성휘 이미영 기자
2014.05.0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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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후 따가운 시선…"전반기에 성과내자" 이해 일치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30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법안 심사 자료가 쌓여 있다. 이날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법 개정안, 금융위원회 설치법 개정안, 한국산업은행·한국정책금융공사법 개정안 등이 처리됐다. 2014.4.30/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30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법안 심사 자료가 쌓여 있다. 이날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법 개정안, 금융위원회 설치법 개정안, 한국산업은행·한국정책금융공사법 개정안 등이 처리됐다. 2014.4.30/뉴스1

"안될 줄 알았어요. 정부도 기대를 안 했을텐데요."

국회 정무위원회의 지난달 30일 법안심사소위원회는 막판 대타협의 현장이었다. 신용정보 보호와 유출방지를 위한 신용정보법·전자금융거래법·금융지주회사법의 3종 패키지, 산업은행·정책금융공사 재통합을 위한 한국산업은행법, 카드수수료를 인하하기 위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차명거래를 제한하는 금융실명제법 개정안 등 쌓여 있던 쟁점법안들이 줄줄이 통과했다.

특히 산업은행법, 금산분리법 등은 여야가 워낙 첨예하게 맞서 전반기 통과가 어려울 거라던 법안도 합의처리 목록에 올랐다.

정무위는 지난달 말 4월 국회 시한이 다가오는데도 예고한 일정이 번번이 무산되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신용정보 패키지법안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요구한 반면 정부·새누리당은 과도한 입법이라며 난색을 보였다.

야당은 김기식 의원을 중심으로 비은행 금융지주의 일반회사 소유를 금지하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도 요구했다. 금산분리를 강화해야 한단 이유다. 반면 여당에선 산업은행 민영화를 중단하고 정책금융공사와 재통합하는 내용의 산업은행법(대표발의 강석훈 의원)을 요구했다. 야당은 산은이 정책기관으로 제 기능을 못해온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맞섰다.

불법 차명거래를 금지하는 금융실명제법 개정안, 중소 가맹점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이겠다는 여신전문금융업법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모든 차명거래를 금지할 수 없다는 현실론, 시장이 정하는 가격(수수료율)을 정부가 과도하게 통제해선 안된다는 반론이 각각 제기됐다.

설상가상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식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문제로 국가보훈처와 야당이 충돌했다. 광주가 지역구인 강기정 새정치연합 의원이 박승춘 보훈처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처럼 사안마다 쟁점을 안고 있던 여야 협상은 며칠새 급물살을 탔다. 무엇보다 19대 국회 전반기(2년)이 끝나기 전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4월 임시국회를 끝으로 현재의 상임위 배정이 종료되고 후반기엔 상임위 구성이 달라진다. 그동안 법안을 다뤄온 멤버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면 6월 이후 사실상 처음부터 법안을 다시 심의하게 된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여론의 시선도 따가웠다. 여당은 무능하단 지적에서 벗어나야 했다. 야당은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는 모습으로 비치는 걸 극도로 경계했다. 정무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등에 분산된 신용정보 보호입법을 더 늦춰선 안 된다는 게 '민심'이었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이 부산시장에 출마하면서 여당 간사(법안소위원장)를 새로 맡은 김용태 의원의 적극적인 협상 의지도 한몫했다. 30일 열린 19대 국회 전반기 마지막 법안소위가 사실상 'D-데이'였다.

여야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되 집단소송제와 배상명령제는 제외했다. 신용정보 유출만으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가 발생한 경우 고의로 인한 중대과실이 입증되면 배상책임을 지도록 했다.

여당은 금산분리를 강화하는 금융지주회사법을 수용하는 대신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관철시켰다. 덕분에 산업은행 통합이 연내 가능하게 됐다. 단 야당이 요구한 △사업계획 사전승인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투자 강화를 부대조건에 달았다.

금융실명제는 추가 입법 여지는 남기되 모든 차명거래를 금지할 수 없다는 현실론을 인정했고 카드수수료는 연매출 2억~3억의 중소가맹점 구간을 신설해 2억 이하 영세가맹점과 차이를 줬다. 끈질긴 협상 결과에 금융위 관계자도 "(일괄타결이) 안될 줄 알았다"며 놀랐다.

이처럼 타협 정치가 어느 정도 성과를 냈지만 소화불량 증세도 보였다. 하나하나 처리하기에도 벅찬 쟁점 법안들이 한꺼번에 처리되면서 크고 작은 파열음을 냈다.

신용정보법은 불과 하루 뒤에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제동이 걸렸다. 피해액을 계산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이 피해액을 산정할 수 있게 하자는 요구가 새로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금융거래 특성상 법원이 피해규모를 정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보였다. 신용정보법은 끝내 4월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김용태 의원은 30일 "관심 법안들 모두 통과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1일 신용정보법이 무산된 직후엔 "국민들께 중요한 법안인데 통과시키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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