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서울시 직권해제 기준마련", 서울시 "매몰비용처리 등 갈 길멀어"

"서울시는 직권해제 기준을 명확히 하라. 10년동안 뉴타운·재개발로 받았던 고통을 이젠 끝내야 한다."
서울시내 주택정비사업 구역 내 주민들로 구성된 '뉴타운·재개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뉴타운 비대위)는 4일 오전 서울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가 자치구단체의 직권해제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신정뉴타운과 북아현·한남·답십리·거여마천 뉴타운과 일부 재개발 등 25개 정비구역 주민 100여명과 노동당 서울시당, 공생포럼 회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뉴타운·재개발 사업을 강력 반대하며 자치단체장의 직권해제 기준을 시 조례에 명시하고 해제지역에 대한 매몰비용(사업을 위해 투입된 후 회수할 수 없는 비용)처리 방안 등도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르면 자치단체장은 직권으로 정비구역을 해제할 수 있지만 그 기준이 '토지 등 소유자의 과도한 부담'이 예상될 경우로만 명시돼 있기 때문에 법적·정치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직권해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2012년부터 시가 추진 중인 '뉴타운 출구전략'이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주민해제 동의율(50→25%)을 하향조정하고 직권해제 기준을 △비례율(사업 종전·후 가치 비율) 90%이하인 경우 △면적 50%이상이 현금청산할 경우 △현금청산자 40%이상인 경우의 조건이 충족하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계원 뉴타운 비대위 공동대표는 "과거 뉴타운재개발 사업은 도시재생이란 이름으로 주민들에게 '희망고문'을 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직권해제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에 따른 비용처리 방안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치구의 직권해제 기준과 관련해선 참여연대 재개발행정개혁포럼도 지난달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한다며 '1만인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하기도 했다.
참여연대는 정비사업 구역 내 소유자 대다수가 투자자로 구성돼 해제를 위한 주민동의율이 완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의서 징구에만 수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되는 등 실질적으로 해제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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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달 21일 뉴타운 출구전략이 시행이전인 2012년 2월 이전에 지정돼 추진위원회나 조합이 만들어진 구역도 직권해제가 가능하도록 확대하는 법안을 의원 발의하기도 했다.
시는 직권해제 기준 명시와 관련해 법이나 조례 적용 가능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치단체장이 직권으로 구역을 해제 했을 경우 이에 따른 매몰비용 처리방안 등이 법에 구체화 돼 있지 않아 당장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현재 법에 직권해제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것은 사실이다"며 "정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과 해제에 따른 매몰비용과 처리방향도 검토하고 있어 당장 기준이 마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현재 시내 490여개 뉴타운·재개발 구역 매몰비용이 1조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구청장협의회는 이날 오전 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규정하고 있는 구역해제, 조합설립인가취소, 직권해제규정 등을 논의하는 '도시재생 TF회의'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