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 자격증 교부율 95%, 아이 안 키워본 젊은 여성 다수.. "쉽게 된 만큼 아이도 쉽게 대해"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또 발생했다. 지난 8일 인천 연수구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33)는 김치를 먹지 않고 남겼다는 이유로 4살배기 아이의 머리를 가격해 내동댕이쳤다. 어린이집 측은 교육 목적이었다고 하지만 현장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여론은 훈육이라고 포장하기에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보육교사의 아동학대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2013년 4월 생후 17개월 된 여아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부산 수영구의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부터 원생 10여명의 뒤통수를 때리는 등 학대한 사건(2014년 6월 경기 부천시), 말을 듣지 않는다며 아이를 머리 높이까지 들어올린 뒤 바닥에 수차례 내려친 사건(2014년 12월 인천 남동구) 등 최근 2년간 언론에 보도된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만 10여건에 달한다.
실제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구가 공동발표한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가정 밖에서 일어난 전체 아동학대 건수 1310건 가운데 어린이집에서만 232건(약 18%)이 발생했다. 아동학대 5건 중 1건은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셈이다.

◇불안감에 잠 못드는 학부모.. "보육교사 검증 엄격해야"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부모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현재 4살짜리 아이를 3년째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는 정모씨(35·서울 서대문구)는 "보육교사들이 훈육이랍시고 과도하게 다그치는 경우가 꽤 많다"며 "직장맘이라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데 학대사건소식이 들릴 때마다 마음이 불안해 잠도 못 들 지경"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어린이집 학부모인 김효미씨(40·인천 연수구)도 "잇따라 발생하는 어린이집 아동학대에 보육교사도, 수사당국도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행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을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아동학대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같이 아동복지시설에 종사하는 사람의 경우 특별가중인자로 설정해 가중처벌이 가능하다. 3년 이상의 형에서부터 최고 무기징역까지 처하도록 규정해 일반 형법상 학대죄보다 더욱 엄하게 벌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처벌수위 강화만으로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보육교사의 허술한 자격심사가 좀 더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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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보육교사로 일했다는 최인숙씨(50)는 "실제 자격증 취득에 10달도 채 안 걸렸다. 수월한 자격취득과정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이들이 보육교사가 되는 경우를 더러 봤다"며 현장에서 겪은 제도상의 허점을 질타했다. 쉽게 보육교사가 된 만큼 아동들을 쉽게 대하는 태도 역시 자연스레 형성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우수한 인력 확보는 물론 교사 스스로도 자기통제력 높여야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명수 의원이 낸 국감자료에 따르면 보육교사 자격증을 전담하는 한국보육진흥원에서 연 10만명 이상의 보육교직원 자격증 신청 중 미교부한 건수는 전체 5% 미만이었다. 최씨처럼 '시간과 돈만 들이면 별다른 노력없이 보육교사가 될 수 있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질적으로 우수한 보육교사 확보를 위해 지자체와 교육당국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창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보팀장은 "보육교사는 사회복지사처럼 국가시험으로 엄정히 뽑는 게 아니라 양성기관 등을 통해 자격증만 취득하면 쉽게 된다. 때문에 많은 보육교사들이 양육을 목적이 아닌 그저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며 "그런 분들로 인해 (보육교사들에게서) 질적인 차이가 난다. 지자체 등에서 비용을 지원해 실질적인 양육·훈육 교육과 더불어 전문성 높은 보육 경력자들을 채용하는 데 도움을 줘야한다"고 조언했다.
보육교사들이 자기통제력을 높여 과도한 훈육이 습관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젊은 여성들이 보육교사로 일하다 보면 양육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손찌검 등 잘못된 훈육이 한번 효과를 보면 보육교사들은 심리적 방어기제에서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아이를 통제하는 데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장기에 걸쳐 이뤄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처음 단 한 번의 학대를 막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