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카드업계 "매출채권 분실·금융사 부실화시 책임은 누가 지나"
신용카드 가맹점의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신용카드사 뿐 아니라 은행 등 다른 금융사들도 넘겨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추진되자 신용카드 업계가 긴장감 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드라이브와 맞물려 적잖은 파급이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연매출 2억~1000억원의 중소가맹점들이 카드사가 아닌 은행 등 다른 금융사에도 카드 매출채권을 팔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현행법상 신용카드 매출채권은 신용카드사만 넘겨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모든 금융사로 확대하면 가맹점이 채권을 팔 금융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신용카드사와 다른 금융사 간 가맹점 유치 경쟁 속에 자연스럽게 카드 수수료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게 정 의원 측의 판단이다.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은 카드사가 정한 수수료율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연매출 2억원 미만 영세가맹점 및 재래시장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1.5%까지 인하된 상태지만, 중소가맹점은 평균 2.3%의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다. 연매출 1000억원 이상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이 평균 2% 이하라는 점을 비추어보면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가맹점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가뜩이나 수익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다른 금융사까지 시장에 진입할 경우 타격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금리인하 추세 등을 감안하면 수수료 인하여건이 조성됐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매출채권을 가맹점이 개별적으로 팔 수 있다고 해도 각 금융사들이 일일이 다니면서 채권을 수거하고 대금을 지급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VAN(부가가치통신망 사업자)을 통하는 현행 방식보다 복잡한 구조 속에서 채권이 분실되거나 부실 금융기관이 채권을 양도받았다 망해버렸을 경우 누가 책임질 수 있겠나"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실제 발의된 뒤 구체적인 내용을 봐야 그 영향을 판단할 수 있다"며 "실제 다른 금융사들이 카드 매출채권 매입만 기대하고 시장에 들어올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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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심사를 맡을 국회 정무위원회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장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47·서울 양천구을)은 "국민들의 편익 증진을 위해 카드수수료를 낮추려는 정 의원의 노력은 의미가 있고 취지도 이해한다"면서도 "금융시장의 업무영역 체계 전반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우려감을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 매출채권을 다른 곳에 팔 수 있게 되면 매출채권이 관리 사각지대도 넘어가 불법추심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카드 매출채권 매입을 시중은행에만 허용할지 저축은행 등에도 모두 허용할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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