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원개발 죽이기' UAE서 원유 5억배럴 날렸다

[단독]'자원개발 죽이기' UAE서 원유 5억배럴 날렸다

세종=유영호 기자
2015.05.19 05:55

'외풍'탓 석유公 투자철회로 지분율 10%→5%→3%… "정치논리에 원유 33兆 허공으로"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5억배럴 이상의 원유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의 한해 원유 도입물량(약 9억배럴)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이명박정부의 방만한 자원외교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온 '해외자원개발 금지령'이 사업의 수익여부를 따지지 않고 내려진데 따른 결과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8일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가 한국컨소시엄에 할당한 육상생산광구 조광권 지분율은 5%"라며 "하지만 한국석유공사가 투자를 못하면서 3%로 축소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석유공사가) 투자 의사결정을 해야 했던 시기가 국회의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와 딱 맞물렸다"며 "정부 내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아부다비 육상생산광구는 가채매장량 271억배럴, 하루평균 생산량 160만배럴에 달하는 초대형 생산광구다. ADNOC의 자회사인 아부다비육상석유개발공사(ADCO)가 지분 60%를, 국제 석유회사들이 지분 40%를 보유해 공동 운영한다.

ADNOC이 국제입찰 과정에서 한국컨소시엄에 제시한 지분율은 10%였다. 글로벌 석유메이저인 프랑스 토탈사와 같은 수치다. 하지만 한국컨소시엄이 22억달러에 달하는 사이닝보너스가 부담스러 협상 과정에서 5%로 조정했다. 이는 석유공사가 투자를 철회하고 GS에너지가 단독 투자하기로 하면서 다시 3%로 축소됐다.

석유공사의 투자 철회의 표면적 이유는 낮은 수익률이다. 현재의 저유가 기조를 감안할 때 사업 수익률이 내부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수익률이 마이너스도 아니고, 더군다나 안정적 원유 확보가 100% 보장된 사업에서 석유공사가 물러난 것은 정치권과 정부의 눈치를 본 것이라는 설명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아부다비 광구는 탐사나 개발 위험이 전혀 없는 생산광구"이라며 "정치권과 정부가 적극 지원해도 모자랄 사업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사실은 외풍에 밀린 셈"라며 "경쟁국들은 참여하지 못해 안달이 난 사업을 제 발로 걷어찼다"고 강조했다.

만약 한국 컨소시엄이 당초 계획대로 지분 5%(석유공사 3%·GS에너지 2%)를 확보했다면 우리나라의 총 원유 확보량은 8억배럴보다 5억배럴 많은 13억배럴로 늘어난다. 5억배럴의 원유는 우리나라의 한해 원유 도입물량(9억배럴)의 약 56%에 달하는 규모다.

경제적 가치는 현재 유가(배럴당 60달러)를 기준으로도 300억달러(약 33조원)에 이른다. 이는 국내외 전문기관들의 중기 국제유가 전망(배럴당 80달러)을 적용하면 400억달러(약 43조원)로 훌쩍 뛴다.

노영기 중앙대 명예교수는 "세계 원유 및 가스 매장량 중에서 우리가 확보한 물량은 단 0.2%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에너지의 96%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단기적인 시각이나 정치논리로 국가적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