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런치리포트-비과세·감면 정비 '딜레마'②]

정치권은 연일 세수부족을 걱정하며 정부를 향해 날을 세우지만 한편으로는 올해 폐지를 앞두고 있는 각종 비과세·감면제도를 연장하는 법안을 앞다투어 발의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의식해 여야 할 것 없이 '포퓰리즘' 법안을 남발하고 있다는 빈축이 나오는 이유다.
6일 국회에 따르면 올해 일몰을 앞둔 각종 조세특례 혜택을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은 지난 5일 기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28건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 9건 등 37건에 달한다.
지난해 한국세무학회 추계학술발표대회에서 발표된 '조세지출 일몰연장 요인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조세지출의 일몰연장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금액기준으로 평균 97%가 연장됐다. 매년 정부가 조세지출 항목의 정비를 세법개정안에 담아오지만 대부분의 조세지출이 2~3년마다 '관행적'으로 연장되고 있는 것이다.
'일몰연장법'의 단골메뉴는 단연 농·어업 관련 세금이다. 올해로 폐지되는 관련 감면제도로는 △농·어업 석유류 부가가치세·특별소비세 면제 △농·축협 3000만원 이하 예탁금 이자소득 비과세 △농·축협 고유업무용 부동산 취득세·재산세 면제 등이 있다.
강창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올해 말 일몰기한이 도래하는 농어업경영체와 농어업인의 각종 세금감면제도의 기한을 3년 연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2건과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 4건을 대표발의했다. 농어민 등의 조합금 예탁금에 대한 이자소득 비과세, 농어업용 석유류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영농조합법인 등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에 대한 개인지방소득세 면제 등의 내용이 담겼다.
농·수협 예탁금 및 출자금 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감면제도의 경우 강창일 의원 외에도 김상훈 새누리당 의원과 김영록·오제세·최규성 새정치연합 의원 등이 저마다 3년 또는 5년씩 일몰을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둔 상태다. 이 항목에서 지난해 덜 걷은 세수는 9203억원에 달한다.
김재윤·김영록 새정치연합 의원과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은 농어업, 임업인들이 사용하는 석유류에 대해 부가가치세 면제를 각각 5년, 10년 더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김춘진 새정치연합 의원은 아예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 면제를 영구적용하는 법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해당 항목에서 지난해 정부가 감면해준 세금은 1조4389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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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사업자에 대한 비과세·감면제도도 주요 일몰연장 대상이다. 이찬열 새정치연합 의원은 택시용 LGP부탄가스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교육세와 일반택시 운송사업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경감을 3년씩 연장하도록 제시했다. 신상진·나성린 새누리당 의원도 저마다 일반택시와 개인택시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를 3년 더 깎아주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중소기업이나 특정 상황에 놓인 기업의 세금감면을 연장해주는 법안도 다수 발의돼 있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국내 유턴기업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감면기한을 2018년까지 3년 연장하는 법안을 내놨고,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에 대한 지방세 감면을 2년 더 연장토록 했다. 조정식 새정치연합 의원도 연구개발특구 입주기업에 대해 소득세 또는 법인세 감면을 2년 연장하는 법안을 냈다.
이밖에도 제주도가 지역구인 김우남 새정치연합 의원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제주투자진흥지구, 제주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한 기업에 대해 법인세 등의 감면기한을 3년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둔 상태다.
한편 올해 연말로 일몰이 도래한 비과세·감면 제도의 총 개수는 88개. 기재부는 원칙적으로 이들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목표였지만 결국 손질한 것은 27건에 불과하다. 의원들이 발의한 '일몰연장법' 대부분이 정부 세법개정안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