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삼성·LG 올인 주식투자 손본다

국민연금, 삼성·LG 올인 주식투자 손본다

심재현 기자
2015.12.04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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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그룹에만 239조 '총주식투자의 61%'…수익률 부진 등 이중고, 체계 개선 TF팀 가동

국민연금이 삼성·현대차·SK·LG 등 대기업에 쏠린 국내 주식투자 포트폴리오를 손본다.

◇ 10대 그룹 해바라기 투자 60%=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투자체계와 평가방식 개선을 위해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TF(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고 있다. TF팀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에서 투자기준이 되는 벤치마크의 개선점을 모색하고 국내 산업 재편에 따른 투자전략 변화를 논의 중이다. 신진영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외부 전문가로 참여한다.

현재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투자의 절반을 직접 운용하고 나머지 절반을 외부 운용사에 위탁한다. 위탁투자의 경우 코스피와 코스닥200지수 편입 종목에 투자하게 돼 있어 중소형주 투자가 가능하지만 직접투자는 코스피 종목 중에서도 시가총액 상위의 대형 우량주에 해당하는 코스피200 지수 편입 종목과 배당주에 집중하게 돼 있다.

국민연금이 벤치마크 개선에 나선 것은 기금 규모가 급증하면서 기존 전략과 평가방식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지난 9월말 기준 500조2380억원으로 국민연금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했지만 벤치마크는 기금 규모가 170조원이던 2006년 이후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

당분간 저금리·저성장·고령화의 삼중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산업구조와 시장 변화로 기존 방식대로는 원활한 기금운용이 어렵다는 위기감도 크다. 특히 그동안 국가경제를 이끈 대기업의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주식시장에서도 코스피 대기업에 편중된 투자 성과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국내 주식 투자수익률이 -5.43%로 부진했던 것도 이런 포트폴리오 탓이 컸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직접투자 수익률은 -6.65%로 중소형주 투자가 가능한 위탁투자 수익률(-4.17%)보다 2%포인트 이상 낮았다. 올 들어서도 코스피 약세가 두드러졌던 지난 8월말 기준 국내 주식투자 수익률은 -0.3%로 저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 6월까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액 393조6529억원 가운데 국내 10대 그룹 투자액은 60.77%(239조2335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삼성과 현대차그룹에 투자한 액수만 150조원에 이른다.

◇ '우물 안 개구리' 투자 시야 넓혀야=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규모가 빠르게 늘면서 대기업 편중 투자와 수익률 부진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강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섣불리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 보니 투자 자체가 시장 변화에 맞춰 민첩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는 얘기다.

한 시장 관계자는 "중견·중소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면 보유 지분을 팔아야 할 때 받아줄 투자자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며 "국민연금으로선 '울며 겨자먹기'로 그나마 유동성이 풍부한 대기업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 안팎에서 이 기회에 국내주식에 편중된 국민연금의 투자구조까지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 9월말 기준 국내주식에 92조8000억원(18.5%)을, 해외주식에 65조2000억원(13.0%)을 투자하고 있다.

반면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은 주식투자금 1283억달러(약 150조원) 가운데 49%(620억달러)를 해외 증시에 투자한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자국 주식 투자 비중이 7% 수준에 그친다. 아부다비투자청(ADIA)이나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글로벌 국부펀드도 대부분 자국 투자 비중을 6~7% 수준에 맞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에서 미국 증시 비중이 50%에 달하기 때문에 캘퍼스의 경우 미국 시장에만 투자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리스크 분산과 투자 효율성 차원에서 자산의 절반을 해외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글로벌 증시에서 2%에 그치는 국내 증시에 이 정도로 투자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복지위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수익률을 보면 해외주식이 국내주식보다 2~3배 높은 성과를 낸다"며 "국내와 해외주식의 칸막이를 없애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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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DC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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