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국회의원사용설명서]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의 도종환 의원은 최근 바쁘다. 당 대변인에 선임된 데 이어 재선 출마도 결정했다. 비례대표로 제19대 국회에서 활동한 것에 이어 20대 총선에서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을에 출마하기로 한 것이다. 당의 충북도당위원장 직무대행으로도 지명돼 정치적 활동폭도 넓혔다.
올해초까지만 해도 그는 "공익근무가 끝났으니 이제 제대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재선에 유보적이었다.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것도 "갑자기 불려나온 것"이라고 말했었다. 당의 제19대 총선후보에 지나치게 문화예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갑작스레 비례대표 후보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끌려나온 케이스"라고 출마 당시를 회고했다.
지역구 출마결정이 늦어졌던 것은 자유로운 문학인의 삶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도 의원은 '접시꽃 당신', '담쟁이', '흔들리며 피는 꽃' 등 사랑과 희망, 삶의 역동성을 주제삼은 시로 유명한 시인이다. 그는 정치인이 된 도종환과 시인 도종환을 비교하며 "나는 분명 95%의 국민이 좋아하던 시인이었는데, 5%의 국민만이 좋아하는 국회의원이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당의 위기 극복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 할 때라는 생각에 출마를 결정했다. 출마를 결정한 청주 흥덕을은 '카드 단말기 시집 강매 의혹'에 휘말려 불출마를 선언한 노영민 의원의 지역구다. 그는 출마 선언을 통해 "무거운 마음으로 빈 자리를 채우겠다"고 밝혔다. 청주에서 나고 자란 그이기에 출마의 명분도 충분했다. 고향 청주를 문화도시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포부도 있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한국사 국정화 교과서 저지'라는 과제가 운명처럼 남아있다. 도 의원은 출마 여부를 고심할 때도 "불출마를 할 경우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한국사 국정 교과서 문제"라고 말할 정도로 이 문제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키워드①-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도 의원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관련해 당의 선봉장으로 활약해왔다. 지난해 10월 이슈가 터지자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위의 위원장으로 나섰다. 국정 교과서 반대 서명운동 및 길거리 문화제, 황우여 교육부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국회 로덴더홀 철야 농성 등의 중심에 그가 있었다.
도 의원은 "왜 갑자기 내가 국회로 불려나왔느냐를 생각해봤다. 그렇게 불려나온 것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2013년 교학사 교과서 파동 때문에 그해 내내 그 문제로 싸우고, 이번에 국정 교과서 문제로 또 싸우는 것을 보니까 이런 역할을 하라고 들어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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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신 스스로도 지난 4년 동안의 의정활동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지난해 11월3일 황교안 국무총리의 국정화 확정 담화 발표를 즉각 반박했던 장면을 꼽았다.
당시 황 총리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현행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돼있다며 국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도 의원은 담화가 끝나자마자 열린 규탄대회에서 황 총리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었다. 특히 황 총리가 현행 교과서에 대해 "대한민국은 '정부수립', 북한은 '국가수립'으로 왜곡했다"고 지적하자 "대한민국은 임시정부를 계승했다. 총리의 발언은 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도 의원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다. 승리와 패배를 떠나 교과서 검인정으로 다시 되돌린 후 교과서 자유발행으로 갈 때까지 해야 하는 싸움"이라며 "사회를 민주적으로 되돌리고 헌법가치를 지키는 것으로 계속 끌어가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하기 위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할 경우 이 국정화 금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역사 교과서를 검인정으로 되돌린다는 복안이다. 학계, 교육계, 시민사회와 함께 역사교육진흥과 관련한 일을 계속 해나가는 것 역시 구상하고 있다. 특강 등을 통해 역사교육을 평생교육 차원으로 광범위하게 할 수 있게끔 만들기 위해서다.
[키워드②-영혼이 있는 정치]
도 의원이 가장 고심을 하고 있는 부분은 시인으로의 삶과 정치인의 삶 사이에 있다. 시인의 삶은 '성찰', 정치인의 삶은 '실천'에 맞닿아 있다. 시인으로 성찰하며 얻은 영감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정치인 도종환의 지향점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지역구 당선 여부를 계산만 하고 사는 속물 정치인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 의원이 이같은 맥락에서 내세우는 것은 '영혼이 있는 정치'다. '영혼이 있는 정치'는 체코의 대통령이자 극작가였던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이 말했던 내용이다. 지성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성찰을 바탕으로 한 정치를 한 것이 국민에게 환영을 받은 예시이기도 하다.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 비정치의 정치를 실천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국회에 와보니 아수라 한 복판, 요괴들이 가득한 곳이다. 여기와서 보니 성찰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고 언어도 거칠어지고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면서도 "그래도 내가 '영혼이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그렇게 속물정치인으로 살지는 않을 것이다. 성찰을 통해 뒤따라 나오는 생각들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영혼이 있는 정치'의 길은 쉽지 않다. 도 의원은 그동안 하루에 한 시간 정도 명상을 하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왔는데, 시간에 쫓기는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이마저 여의치 않게 됐다. 문학적 감수성이 메말라 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거에 비해 성찰의 시간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실천'과 '성찰'의 균형이 깨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이에 주목한 것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소외받는 이들을 돕는 실천을 지속면서도 매일 새벽이면 기도를 하며 자기 성찰을 하는 삶의 태도를 본받아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도 의원은 "정치는 공동선을 향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랑의 실천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형태가 바로 정치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런 면에서 정치인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장 잘 보여준 정치적인 종교인이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그러면서도 겸손하고 또 가난한 사람의 편이다"고 설명했다.
도 의원은 그래도 '인간 도종환'의 마지막은 문학인으로 끝내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빅토르 위고의 길을 언급했다. 프랑스 혁명 시대에 국회의원을 지낸 후 <레미제라블>을 쓴 빅토르 위고처럼 정치를 하면서도 문학인의 정체성을 잘 유지해 말년에 대작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이다.
[대표법안]
◇지역문화진흥법=문화 인프라의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국가가 지역 문화예술진흥에 책임을 지게끔 만드는 법안이다. 지역 문화사업 예산 및 공간, 인력, 재원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점검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염원과 같은 법안으로, 도 의원이 2014년 대표발의해 통과시켰다.
◇문학진흥법=문학을 기초예술로 간주해 국가가 나서 진흥을 하게끔 만드는 법안이다. 그동안 여타 예술 분야와 달리 국가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던 문학계를 위한 법으로 5년 단위로 문학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문학인들의 숙원사업이었던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의 근거도 마련됐다. 창작전문인력 및 번역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역시 도 의원이 대표발의해 지난해말 국회에서 통과됐다.

[그의 사람들]
도 의원은 당내 주류 인사로 분류된다. 문재인 전 대표 등 주류측 인사들과 가깝다는 평가다. 개인적으로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의 김태년, 유은혜, 설훈 의원 등과 친하다고 밝혔다.
도 의원와 또 가까운 이들은 제19대 국회들어 당내에 만들어진 '시 읽는 의원들의 모임' 멤버들이다. 도 의원을 주축으로 유은혜, 정청래, 우상호, 이학영 등 10여명의 의원이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시를 발표하고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문재인 전 대표도 한 차례 이 모임을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 의원은 정호승 시인 등 의원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시인들의 섭외에도 직접 나서는 등의 역할도 했다.
도 의원은 "국회라는 곳이 살벌하고 거칠고 격해지기 쉬운 곳이니까 한 달에 한 번씩 시집이라도 읽으며 덜 거칠어지자는 취지에서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람의 한마디]
"정청래 의원은 순발력이 너무 뛰어나 문제고, 나는 너무 부족해 문제다"
초선의원으로 제19대 국회에 입성해 활동하는 동안 도 의원이 자신에 대해 가장 아쉬운 점은 '순발력'이었다. 글쓰는 시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순발력있게 치고 나오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눈에 들어온 인물이 '당대포' 정청래 의원. 정 의원이 가끔 순발력이 지나쳐 구설수에 오르기는 하지만 이슈에서 치고나가는 힘 자체는 정치인으로 엄청난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도 의원은 상임위에서 질문하고 나면 '아이고 내가 왜 이랬을까. 다른 사람은 저렇게 치고 나가는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프로필]
△1954년 충북 청주 출생 △충북대 국어교육과 졸업 △충북대 국어교육학 석사 △충남대 문학 박사 △1984년 시인으로 등단 △중학교 교사 △1989년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투옥 △1998년 복직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위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더민주 충북도당위원장 직무대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