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구독자·광고수입·트래픽 급증, 편집국 기자 60명 증원 계획도

“워싱턴포스트(WP)는 이제 수익성 있고 성장하는 회사다.”
워싱턴포스트의 발행인 프레드 라이언 (Fred Ryan)은 지난 12월 13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2016년 회계연도에 워싱턴포스트가 수익성과 성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거머쥐는 놀라운 경영성과를 이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2013년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이후 줄곧 추진해온 디지털 미디어로의 변신이 드디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문산업이 지난 수년간 사양산업으로 인식돼 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워싱턴포스트의 선전은 경영난에 시달리는 타 신문사에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2016년 여러가지 면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거뒀다. 먼저 월간 순 방문자 수(unique visitors)가 미국에서만 1억명, 전 세계에서 3000만명을 기록하며 2016년 1년 동안 디지털 트래픽이 50% 가까이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신규 구독자도 지난 1년 간 75% 늘어나 디지털 구독수입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디지털 광고수입까지 작년에 비해 40%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경영성과에 고무된 라이언 편집인은 2017년 상반기에 수십명의 편집국 기자를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구독자 수와 디지털 트래픽의 기록적인 증가로 인해 편집국 인력 보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매체인 폴리티코(Politico)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는 수개월 내 편집국 기자 60명 이상을 증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라이언은 '신속대응'(rapid-response) 탐사팀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신설한다는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신속대응 탐사팀은 최장 수개월 이상 소요되는 기존의 심층 탐사팀을 보강하기 위해 만들어진 팀으로, 수일에서 수주 정도의 짧은 기간 내에 깊이 있고 폭넓은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이 조직의 목적이다.
라이언은 또한 모바일 영상(mobile video)팀에 집중투자할 계획을 천명했다. 그가 모바일 영상에 주목하는 이유는 변화된 뉴스 수요 환경에 기인한다. 라이언은 비디오 저널리즘이 기대 이상으로 성장해 주요 스토리텔링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속보(breaking news)팀의 규모를 확대하고 뉴스레터 운영을 활성화해 구독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그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팟캐스트(podcast)팀과 사진(photo)팀도 인력을 충원한다. 이같은 워싱턴포스트의 투자방향은 미래 신문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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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문산업은 그동안 전반적으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왔다. 때문에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월스트리트저널(WSJ), USA투데이 등 주요 일간지들이 인력 구조조정을 감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2014년 10월 편집국 인력의 7.5%인 100명의 기자를 감원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자 수십명을, USA투데이는 전체 인원의 10%인 70명 안팎의 직원을 해고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기자 감원 대신 증원을 선택했다. 이는 '콘텐츠 강화가 곧 구독자 증가'라는 베조스의 신념 때문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2013년에도 50명의 취재기자와 에디터를 증원했고 편집국 기타 인력도 70명이나 충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013년 10월에 베조스에게 인수돼 이듬해인 2014년 5000만 달러를 투자받아 뉴스의 대대적인 변신을 꾀했다.
한편 2016년 미국 신문산업에 분 부흥의 바람은 비단 워싱턴포스트에만 국한한 현상이 아니다.
뉴욕타임스의 CEO 마크 톰슨 (Mark Thompson)은 지난해 11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 대통령선거 후 18일 만에 뉴욕타임스의 신규 구독자가 13만2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10배나 증가한 것으로 상당히 괄목할 만한 수치다.
LA타임스(LA Times)와 월스트리트저널도 구독자의 기록적인 증가를 경험했다. LA타임스는 선거 주간 유료 디지털 구독자가 61%나 증가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은 선거 다음 날인 11월 9일의 신문 주문량과 신규 구독자수가 300% 증가했는데 이는 2014년 2월 이후 최고 기록이다.
미국의 미디어시장조사기관 컴스코어(ComScore)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1년간 미국 주요 신문사들의 디지털 순 방문자 수는 모두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뉴욕타임스는 6882만5000명에서 1억1778만9000명으로 1년 동안 71.1%나 증가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2861만9000명에서 4617만2000명으로, 워싱턴포스트는 7156만3000명에서 9911만명으로 각각 61.3%와 38.5%씩 늘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의 경우 베조스가 회사를 인수한 2013년 당시 순 방문자 수가 2600만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년새 방문자 수가 4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이는 워싱턴포스트의 디지털 미디어로서의 성공적인 안착을 의미한다.
부진하던 신문산업이 2016년에 부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영향이 크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는 11월 8일 미 대선 때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뒀다. 미 대선 당시 워싱턴포스트의 정치팀은 선거 캠페인의 전면에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냈고, 편집국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시각을 가진 OpEd(오피니언 페이지) 기고가들의 입장을 신속하게 전달하며 디지털 트래픽을 크게 끌어 올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