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컨 인사이트: 글로벌 질서를 읽다]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5000억달러(약 735조원) 규모의 주문을 주겠다고 했더니…다들 미국으로 오더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을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힘으로 규정했다. AI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투자 사이클이 IT 산업 확장을 넘어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망을 포함한 수조달러 규모의 '재산업화 엔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 CEO는 특히 AI 데이터센터가 전력 소비와 자본 투자가 결합된 산업 시설로 진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AI가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막대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반박이다. 황 CEO는 "이것은 수조달러 규모의 재산업화고 시장의 힘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산업 정책"이라며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핵심 요인도 결국 AI 수요 폭발이라는 시장 신호"라고 말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로 엔비디아가 중국에 고성능 반도체를 수출하지 못하는 데 대해선 "중국이 최신 반도체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미국 기업은 글로벌 차원에서 경쟁을 해야 하고 수출을 극대화해 세수를 늘리는 것이 오히려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통제가 미국의 수익을 억누르면서 '우물 안의 개구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스로픽이 클로드를 대규모 감시와 완전자율무기에 활용하는 구상을 두고 미 국방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데 대해선 정부 편에 선 입장을 내놨다. 황 CEO는 "미국 정부가 합법적이고 국가 안보를 위해 AI 기술을 쓴다면 전시에 그 기술을 사용해도 되는지 내게 묻지 않기를 바랄 것"이라며 "정부가 기술을 올바르게 쓸 것이라고 전적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황 CEO가 참석한 밀컨콘퍼런스는 경제뿐 아니라 국제정치, 안보 등을 폭넓게 다뤄 '미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