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사립학교 폭력·은폐 사건…힘 받는 '사립학교법' 개정

잇따른 사립학교 폭력·은폐 사건…힘 받는 '사립학교법' 개정

최민지 기자
2017.07.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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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여중·우신고 교원 징계 '솜방망이'…"사립학교법 개정해야"

<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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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들어 사립학교에서 각종 폭력 은폐 사건이 잇따르면서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교육당국이 문제 교사들을 처벌하려해도 사학법인이 이를 거부하면 다른 방법이 없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17대 국회부터 현 20대 국회까지 발의된 사학법 개정안은 100여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은 20여개로 주로 적립금 운용의 투명성 강화와 비위 교원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이 담겼다.

특히 교원 처벌에 관한 개정안이 많았던 것은 최근 서문여중, 우신고의 폭력 사안만 들여다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노웅래 의원실에 따르면 학생들이 트위터를 통해 교사의 성추행·성희롱을 폭로, 서울교육청으로부터 중징계 요구를 받았던 서문여중 교사들은 재단(학교법인 성산학원) 측의 조치에 따라 처벌을 감경받았다. 성범죄 발생 신고·보고 의무를 소홀히 한 서문여중 교장은 정직(중징계)이 아닌 경고 처분을 내렸다. 1·2차 감사에서 각각 중징계를 요구받았던 교감은 감봉 조치에 그쳤다.

학생들이 교사들의 체벌을 고발했던 울산 우신고의 문제 교사들 역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국회 교문위 김병욱 의원실에 따르면 울산교육청의 장학 결과 학생들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지목한 교사는 총 30명이었으나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교사는 10명에 그쳤다. 또 정직 1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교사는 단 1명 뿐이었다. 나머지는 2명이 감봉(1개월), 3명이 견책 등의 경징계를 받았고 4명은 아예 징계가 아닌 불문경고 처리됐다.

사립학교들이 이처럼 관할청의 강력한 처벌 요구에도 요지부동인 것은 사립학교법 덕분이다. 사립학교법 66조에 따르면 사립학교 교사에 대한 최종 징계는 임용권자인 학교법인 이사회에 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법인이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하면 교육청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재심의 요청 밖에 없다"며 "재심의 역시 한 번 밖에 요청할 수 없으므로 사실상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교육당국이 사립 일반중·고교에 수조원의 돈을 지원하면서도 교사에 대한 채용·관리·감독권한은 행사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지방교육재정알리미에 따르면 정부가 사립학교에 쏟는 지원금은 최근 5년 간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2011년 6조5575억원이었던 사립학교지원금은 2015년엔 8조1470억원으로 늘었다. 지원금 중에는 사립학교 교원 인건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15년 사립학교 인건비재정결함보조금은 4조8335억원으로 당해년도 사립학교지원금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교육, 정치계에서는 사학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부안여고(사립) 교사의 성폭력 사건을 감사 중인 전북교육청의 김승환 교육감은 "현행 사립학교법은 교육청의 징계요구를 학교법인이 따르지 않아도 도교육청이 대처할 수 있는 유효한 법률적 수단이 아무것도 없다"며 "비리사학을 보호하고 사학소유자들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구실만 하고 있는 현행 사립학교법을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권이 사학법 개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개정 가능성을 높인다. 일례로 신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사립학교법 개정을 꾸준히 주장해 온 사학국본의 공동대표였다. 교문위 여당 간사인 유은혜 의원 역시 최근 숭의초 학교폭력 사안을 언급하며 "사립학교에 대한 국가의 실질적 감독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 개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대안도 나오고 있다. 사립학교의 징계권한을 아예 교육청이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과 이에 반대하는 사학 측 입장을 반영, 별도의 재심기구를 두자는 제3의 안이 새롭게 거론된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가 우선적으로 징계를 하되 교육청의 요구보다 징계수위가 낮을 경우 재심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별도의 기구가 3자적 입장에서 공정한 결론을 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학법 개정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가장 큰 산은 사립의 반발이다. 반상진 전북대 교수는 "사학법 개정이 이때껏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사학들이 '자율성'의 명목 하에 교원의 인사권을 놓치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 사립학교 전직 교장은 "예를 들어 공립은 '전출'이란 제도가 있어 사립에 비해 교사들의 비위가 상당부분 은폐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처럼 공립과 사립 교사들의 비위가 똑같이 취급되지 않는 한 사립은 징계권 박탈에 반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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