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위해 숲으로 간 기자, 소박하게 살아도 큰 결심 필요하더라

김희정 기자
2015.05.09 05:30

[따끈따끈 새책]'월든 : 처럼' … 4년간 인생실험끝에 세상에 던지는 응원과 격려

경쟁에 익숙해진 몸은 상처투성이, 마음을 채우고 있는 것은 허무. 도시에서 ‘사람답게’ 살기란 어렵다. 행복해지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데 달릴수록 행복은 멀어지는 듯하다. ‘어디론가 떠나 버리고 싶은’ 충동으로 여행을 다녀와도 돌아와 마주치는 익숙한 빌딩 숲은 허무의 깊이만 더해준다. 잠시 떠나고픈 게 아니라 ‘때려치우고 싶다’는 피로감 때문이다.

‘월든 : 처럼’의 저자 김영권은 경제부 기자로 22년을 살았다. 이를 악물고 뛰어온 시간. 세상의 모든 가장처럼 몸 바쳐 일했다.

어느 날 밀려온 허무. ‘뭣 때문에 이렇게 살아야 하나. 그만 벌고 살 수 없을까.’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 떠올랐다. 1년간 내는 집세보다 적은 돈으로 평생 살 집을 마련하고 뿌듯해 하던 소로의 모습. 소로 그가 살던 오두막 푯말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나는 숲에 간다. 삶의 가장 본질적인 것들만 대면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 길로 사표를 냈다. 월든 호수로 들어간 소로처럼 숲으로 들어갔다. 강원도 산골에 ‘태평家’라는 집을 지었다. 나만의 박자로 ‘진짜 나’를 찾아가는 삶.

그는 강, 산, 들의 품에서 단순하고 소박하게 산다. 덜 버는 대신 덜 쓴다. 머리 덜 굴리는 대신 몸은 더 움직인다. 마음 덜 쓰고 가슴 더 열면서 산다. 4년간 숲을 터전으로 잡고 호수, 들, 바다를 가까이하며 숨, 걸음, 생각이 멎는 순간을 기록했다.

‘월든 : 처럼’도 도시인이 도시를 떠나 집을 짓고, 자연을 벗하며 깨달은 이야기다. 도시와 문명에 길들어 있던 저자의 삶은 소로처럼 완전히 새로 태어났다.

그러나 꼬박 4계절이 걸렸다. 자연에서는 경쟁할 대상이 전혀 없는 삶에 적응해야 한다. 세상을 처음 맞는 아기처럼 백지에서 시작해야 했다. 비로소 내 손으로 직접 삶을 만들어 갈 상황임을 알았다.

소박하게 사는 데는 이처럼 ‘큰’ 결심이 필요했다. 마음을 비워야 일을 간추릴 수 있고, 소신을 지켜야 단순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욕심을 경계해야 샛길로 빠지지 않고 처음을 지켜 낼 수 있었다. 이런 열정이 인내를 키웠고 삶과 공부를 일치시켰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 있으며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소로는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통해 인생의 핵심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월든 : 처럼’의 저자 김영권이 숲에서 얻은 통찰도 맥을 같이 한다.

귀농한다고 모두가 깨달음을 얻는 것은 아니다. 간절함과 단호함이 없다면 도시와 다를 바 없는 인생이 시작된다. ‘월든 : 처럼’은 도시에서도 자신이 무엇을 지향하고 살지 고민한다면 자연에 가까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저자의 응원이자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따뜻한 격려다.

◇ '월든 : 처럼'= 김영권 지음/살림/288쪽/1만3800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