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누가 가요?" 바가지·불친절에 외면...확 바뀔 대안 나왔다

오진영 기자
2025.12.15 16:04

국내여행 살리는 누리살핌단①

지난 4월 경주에서 열린 누리살핌단 발대식.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제공

"요즘 국내 여행 누가 가나요? 뉴스나 유튜브에 나오는 추천 여행지요? 막상 가 보면 별 것 없던데요."

2~3달에 1번씩 여행을 떠나는 '여행 마니아' 정모씨(35)는 최근 몇 년간 국내 여행을 떠난 적이 없다. 비싼 가격은 물론 비슷비슷한 콘텐츠, 불친절·안전 등 문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 돈을 더 쓰더라도 해외를 택했다. 정씨는 "온라인에서 '그돈씨'(그 돈이면 해외 여행 간다)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도 나같은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씨의 사례는 최근 우리 국민들이 국내 여행에 대해 갖는 피로감을 대변한다. K-콘텐츠의 인기로 외국인 관광객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국내 소비액, 지역 관광객 수 등 안방 지표가 악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관광 서비스 품질 저하가 국내 여행의 '고질병'이 됐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관광업계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관광서비스 누리살핌단'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누리살핌단은 국민이 직접 관광지를 찾아 문제점을 진단하고 매력을 발굴하는 점검단이다. 그간 관광지 홍보가 공급자 중심의 일방적인 홍보에 그쳤다면 국민들이 불편한 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개선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

올해 8개월간 활동한 누리살핌단은 지난해 시범 운영됐던 '상생지원단'의 미비점을 크게 개선했다. 서울과 부산 중심의 구조를 전국 10개 권역으로 세분화한 뒤 권역별로 10명씩 총 100명의 단원을 선발했다. 이들은 전국의 관광지 및 시설 159개소에서 교통과 가격, 안전 등 1423건의 모니터링을 수행했다. 안전 개선 필요사항을 240건 발굴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거뒀다.

반복해서 지적되어 온 점검과 홍보의 분리 문제도 개선했다. 점검과 광고가 별도로 이뤄지던 구조 대신 국민이 직접 검증한 '서비스 우수 관광지'를 선별해 TV나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연계한 홍보 콘텐츠를 제작했다. 재개선(피드백) 시스템도 크게 바꿨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역별 취약점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품질 제고를 도왔다. 권역별 결과보고서도 12개 지자체에 2회씩 배포했다.

누리살핌단이 선정한 '우수 여행지'로 뽑힌 내장산국립공원(전북 정읍).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제공

관광업계는 누리살핌단으로 국내 여행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최대 걸림돌인 '바가지 요금'과 '불친절'을 국민 눈높이에서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관광 플랫폼 관계자는 "저렴하고 친절하면서도 말이 통하는 여행지라는 점은 국내 여행만의 최대 장점"이라며 "인식이 바뀌면 방문객과 소비액 등 지표가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광공사는 내년부터 사업을 더 확장한다. 100명 규모의 선발 운영 방식을 넘어 전 국민이 참여하는 '개방형 모니터링단'으로 확대 운영한다. 지난 9월 제10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여행자 중심 관광 수용태세 개선' 혁신 과제가 반영됐다.

양경수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본부장 직무대리는 "올해 누리살핌단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발굴한 우수 사례를 확산하고, 미비점은 지자체와 함께 즉각 고쳐나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며 "앞으로도 안심하고 떠날 수 있는 국내 여행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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