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파업만은" 삼성 노사 다시 협상장으로…파국 막을 마지막 기회

"절대 파업만은" 삼성 노사 다시 협상장으로…파국 막을 마지막 기회

박종진 기자, 최지은 기자, 최민경 기자
2026.05.18 07:00

[삼성 노사 오늘 담판](종합)

이재용 회장도·국무총리도 '최후의 카드' 던져…선택은 노조에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하며 주머니에서 입장문을 꺼내고 있다. 2026.5.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하며 주머니에서 입장문을 꺼내고 있다. 2026.5.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예고된 파업을 사흘 앞두고 협상을 재개한다.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파국을 막을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평가다.

주말 동안 삼성전자와 정부가 총력전을 펼쳐 간신히 노조를 대화의 장으로 다시 불러온 만큼 노조의 선택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을 중단하고 16일 급거 귀국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전 세계 고객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자"고 노조에 손을 내밀었다. 노조는 이 회장의 사과 이후 협상 재개 입장을 밝혔다.

전날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사장단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총수까지 직접 고개를 숙이면서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내놨다. 사측 대표교섭위원도 노조의 요구를 반영해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부사장(반도체부문 피플팀장, 옛 인사팀장)으로 교체했다.

정부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조와 경영진을 연달아 직접 만났고 17일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나섰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대국민 담화에서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내일(18일) 사후 조정에서 노사가 반드시 성과를 내주시기를 온 국민과 함께 간절히 요청드린다"며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총리가 노조에 정부의 '최후 카드'인 긴급조정권 발동을 공개적으로 경고한 셈이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총리 담화 직후 "노사 화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후조정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 총리,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2026.5.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 총리,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2026.5.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사후조정은 18일 오전 10시부터 재개된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조정에 참관한다. '영업이익 15% 성과급의 제도화'를 요구해온 노조는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달 21일부터 18일간 파업을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협상결렬→긴급조정→노조도 손해…"마지막 기회 잡아야"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추가 사후조정을 진행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담화에서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6.05.17. bluesoda@newsis.com /사진=김진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추가 사후조정을 진행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담화에서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6.05.17. [email protected] /사진=김진아

천문학적 성과급을 놓고 극단으로 치닫던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대화 국면으로 전격 전환하면서 협상 결과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다. 국가 경제에 근간인 반도체 생산라인의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을 바탕으로 정부가 긴박하게 움직였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고개를 숙이면서 대화의 자리가 마련됐다.

파업 예고 시한을 불과 사흘 앞두고 재개될 마지막 협상마저 노조가 끝내 걷어찬다면 삼성전자 노조는 국민적 분노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극적으로 협상은 재개되지만 여전히 타결 여부는 안갯속이다. 성과급을 놓고 노조는 '상한 없는 영업이익 15%의 제도화'를 주장하고 사측은 '영업이익 10%와 유연한 성과급제' 등을 제안하며 평행선을 달려왔다.

단순히 금액 문제가 아니라 이를 제도화할 것이냐에 대해 첨예하게 입장이 갈리고 있다.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제도화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데다 삼성전자가 선례를 만들면 우리나라 주요 기업 임직원들이 비슷한 요구를 쏟아낼 수 있어서 재계 안팎에서는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정부로서도 부담이다. 주요 기업들의 성과급 부담 폭증은 경제활력 저하로 직결된다. 또 실적이 좋은 일부 초우량 대기업 직원들과 그 외 대다수 직장인 간에 극단적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면서 갈등 심화 등 사회적 비용도 급증할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제도화는 중장기 관점에서 주주 등 여러 이해당사자와 이익 배분의 문제를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본다. 다만 성과급 산정 방식의 투명화를 비롯한 노사간 신뢰구축 방안 등에서 한발씩 양보해 새로운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은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고 다른 기업의 기준점이 되는데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하면 이게 뉴노멀(새 기준)이 돼 버릴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자멸의 길로 갈 수도 있는 상황으로 노조는 내부의 문제만 보지 말고 전체적인 맥락과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만약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또 결렬된다면 국민적 비난은 노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평균 연봉 1억5800만원(2025년 기준)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직원들이 1인당(메모리사업부 기준) 6억~7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추가로 요구하고 이를 제도화해달라는 요구여서 사회적 공감을 얻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DS부문 사장단이 15일 오후 경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위치한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와 대화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투쟁본부 정승원 국장, 이송이 부위원장, 최승호 위원장, 김재원 국장. 오른쪽 위부터 삼성전자 박용인 사장, 한진만 사장, 전영현 부회장, 김용관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6.05.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DS부문 사장단이 15일 오후 경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위치한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와 대화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투쟁본부 정승원 국장, 이송이 부위원장, 최승호 위원장, 김재원 국장. 오른쪽 위부터 삼성전자 박용인 사장, 한진만 사장, 전영현 부회장, 김용관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6.05.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노조로서도 협상 결렬에 실익이 없다. 이미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대응 수단'을 공언한 상태에서 대화의 자리를 박차고 나가도 파업을 하지 못한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모든 쟁의행위가 30일간 금지되고 강제조정 절차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노사 합의 실패는 결국 직권 중재로 이어져 오히려 노조에 더 불리한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절대 파업은 안 된다'는 정부의 의지와 국민적 공감대가 분명한 상태에서 노조 역시 마지막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반도체 산업은 이달(1~10일) 기준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6%에 달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만 코스피 시가총액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그야말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한다면 국가적 재앙이나 다름없다.

김 총리도 이날 "(파업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최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며 "수출 감소와 금융시장 불안, 수많은 협력 업체들의 경영과 고용 악화, 국내 투자 위축 등 경제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서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공장을 볼모로 일방적 요구를 계속하면 정부와 국민이 인내하기 어렵지 않겠냐"며 "이번 협상이 노사 모두에게 부담인 긴급조정권 발동을 막기 위한 최후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주주보다 직원이 먼저 이익 차지? 삼성 노사, 합의해도 '논란'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인근에 삼성전자 주주행동실천본부에서 설치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05.06. jini@newsis.com /사진=김혜진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인근에 삼성전자 주주행동실천본부에서 설치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05.06. [email protected] /사진=김혜진

노사 문제에 머물렀던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이 '노사 대 주주' 간 충돌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다시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하는 가운데 영업이익 배분 과정에서 주주의견이 배제됐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어서다. 노사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초과이익 배분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소액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민경권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이날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현재 정부·정치권·삼성전자 노사의 논의에서 주주는 완전히 배제돼 있다"며 "상법상 주주권의 행사를 위해 주주들을 결집하려 한다"고 밝혔다.

주주운동본부는 앞서 삼성전자 노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조 측이 요구하는 '영업이익 15% 기반 성과급 제도화'가 상법상 자본충실 원칙과 이익배당 체계에 어긋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영업이익은 세금과 이자비용, 투자 재원 등이 차감되기 전 수치인 만큼 이를 우선 배분 기준으로 삼을 경우 주주 재산권과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주운동본부는 노조가 오는 21일 파업에 돌입할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영업이익의 일부분을 성과급 재원으로 할당·지급할 경우에도 이사의 충실 의무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결의 무효 확인 소송과 함께 위법행위 유지청구권(가처분)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향후 노사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갈등의 축이 '노사 간 대립'을 넘어 '노사와 주주 간 이해충돌'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성과급 재원 산정 방식과 기업 이익 배분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되면서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주주권과 기업 재무원칙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처럼 수백만 명의 소액주주가 있는 상장기업에서는 노사 협상 역시 주주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공언한 기업인 만큼 노사 합의 내용이 이와 상충하지 않는지 설명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삼성전자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상장사 노사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국내 산업계에서 갖는 상징성과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번 협상 결과가 향후 기업들의 성과급 체계나 노사 협상의 새로운 기준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이익 배분 구조와 관련한 논쟁은 다른 상장사로도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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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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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지은 기자입니다.

최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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