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은 서울시와 종로구가 추진하는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 의견을 냈다고 26일 밝혔다.
유산청은 종로구가 보낸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된 정비사업 통합 심의에 따른 협의' 문서에 대해 지난 23일 이와 같이 회신했다. 유산청과 서울시가 2009~2018년 협의를 거쳐 도출한 조정안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취지다.
당시 유산청과 서울시는 종묘 인근의 건물 최고 높이를 71.9m(미터) 이하로 결정하는 조정안을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최고 높이를 145m로 조정하는 변경 고시를 내놓자 유산청은 이 조치가 종묘의 가치를 훼손한다며 반발했다.
유산청은 매장유산 발굴조사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사 추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는 2022년 유산청의 허가를 받아 세운4구역 인근의 발굴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조선시대 매장유산이 다수 발굴됐다.
유산청 관계자는 "SH공사가 유산청에 제출한 매장유산 보존 방안이 '보류'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 발굴조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유산청장의 발굴조사 완료에 대한 행정적 조치 없이는 현행법에 따라 공사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산청은 서울시가 종묘 인근에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재확인했다. 유산영향평가는 세계유산 인근 개발이 유산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조사다. 결과에 따라 유산 등재가 취소될 수도 있다.
유산청은 "만일 서울시가 오는 30일까지 조치하지 않을 경우 유네스코에 현장 실사를 요청하겠다"며 "아직까지 서울시는 별도의 자료 제출이나 회신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적 의무와 국제기구의 강력 권고까지 무시하는 서울시에 유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