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도, 기록도 없다…'현대미술 상징' 티노 세갈, 리움서 국내 첫 개인전

오진영 기자
2026.02.25 15:15
티노 세갈(Tino Seghal) 작가가 25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국내 첫 개인전 언론공개회를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이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티노 세갈'의 국내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리움미술관은 25일 개막에 앞서 언론에 전시를 공개하고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조망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런던 출신의 미술가인 티노 세갈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 이색적인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림이나 조각 등 조형적 미술 작품을 제작하지 않고 동작이나 춤, 노래로 작품을 만드는 독특한 전시를 꾸민다. 관람객도 단순히 작품을 관람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전시에 참여할 수 있다.

리움미술관의 이번 전시도 25년간 현대 미술의 지평을 확장해 온 티노 세갈의 특징을 고스란히 살렸다. 사진·영상 촬영이 불가능하며 도록이나 레이블, 월텍스트 등 다른 전시에서 볼 수 있는 '흔적'이 하나도 없다. 신체와 언어, 사회적 상호작용만으로 전시를 꾸미고 관객의 기억으로만 남고자 하는 작가의 철학이 반영돼 있다.

가장 인상적인 곳도 리움미술관의 건축적인 공간이 티노 세갈과 교감하는 장소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전시장에서부터 티노 세갈의 '구성된 상황'이 펼쳐지며 관람객이 작품 속의 일부가 되도록 한다. 미술관 입구에서부터 정원까지 총 8점의 '구성된 상황'이 소개된다.

티노 세갈 전시 포스터. / 사진제공 = 리움미술관

리움미술관이 소장한 오귀스트 로댕의 조각 작품이 늘어선 공간에서는 티노 세갈의 대표작인 '키스'를 선보인다. 실제로 남녀가 등장해 키스를 나누는 작품으로 인간 실재의 생명력을 상징한다. 리움미술관 관계자는 "고전적인 청동상과 살아있는 조각(인간)의 대비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작가의 초기작인 '무언가 당신 코 앞에 나타나게 놔두는 대신 춤추는 브루스와 댄 그리고 다른 것들'도 흥미롭다. 인간이 춤을 추듯 다양한 동작을 펼치며 관객들과 교감하는 작품이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안토니 곰리 등 세계적인 조각가의 작품들 속에서 인체의 동작들이 조화를 이루며 구상에서 추상으로 서서히 변화하는 흐름으로 구성됐다.

전시는 오는 3월 3일부터 6월 28일까지 열린다. 개막일에는 티노 세갈과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이 나서 전시를 소개하는 토크 행사가 마련될 예정이다.

리움미술관 관계자는 "복제 가능한 기록보다 직접 경험하는 기억을 우선하는 티노 세갈의 예술적 실천을 조망하는 전시"라며 "리움미술관은 전통적인 보존의 장소를 넘어 다양한 연결과 살아있는 만남을 바탕으로 상호작용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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