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6배 많은 日 공항, 외국인 몰려온다…'문' 없는 K관광

오진영 기자
2026.03.28 12:30

[이주의 FLOW]

[편집자주]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문화·예술 관람률은 10명 중 6명인 60.2%. 하지만 넘쳐나는 공연과 전시, 정책에는 자칫 압도돼 흥미를 잃기 십상입니다. 예술에서 '플로우'(Flow)는 몰입을 뜻합니다. 머니투데이가 당신의 문화·예술·스포츠 'FLOW'를 위해 이번 주의 이슈를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지난해 11월 기모노를 입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도쿄 아사쿠사 지역 센소지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 : 도쿄=AP/뉴시

"일본은 어디를 가든 공항에서 1~2시간이면 닿습니다. 우리는 땅이 더 작은데 강원·전남은 4시간 걸리는 곳도 있어요."

28일 서울의 여행사 대표 A씨는 일본과의 관광 격차 요인을 묻는 질문에 이와 같이 말했다. 수도권은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이 언급될 정도지만 접근성이 낮은 지역 관광지는 외국인의 방문이 힘들다는 지적이다. A씨는 "일본 관광상품을 기획할 때에는 교통 문제가 적지만 국내 관광상품은 공항에 내려서부터 문제"라며 "외국인 관광객은 긴 이동시간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대표의 말에는 우리 관광시장의 오랜 고민이 묻어 있다. 일본은 곳곳에 퍼져 있는 공항을 축으로 다양한 지역에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국제공항이 부족해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94만여명이지만 일본도 4268만여명으로 약 2.25배까지 차이가 벌어진 배경도 '교통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우리나라의 공항은 15곳이지만 일본은 98곳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이 중 국제선이 취항하는 공항은 30곳 이상으로 우리나라(8곳)의 3배가 넘는다. 이 공항들은 후쿠오카나 오사카, 니가타 등 전국에 고르게 흩어져 있지만 우리나라는 인천·김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지난해 기준 방한 외국인 관광객 중 수도권 공항으로 입국한 비중은 약 72%다.

/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

일본에서 거점 공항이 있는 지역은 꾸준히 관광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남서부의 구마모토시가 대표적이다. 구마모토시의 전체 인구는 73만명 수준이지만 연간 100만여명(지난해 기준)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인구 57만명의 가고시마시는 매달 7만여명이 방문하며 가고시마 내에서 지출하는 금액은 평균 80만원이다. 모두 자체 공항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마저도 양양이나 무안 등 공항은 지난해 기준 단 한 편의 국제선도 취항하고 있지 않다. 외국인 관광객이 강원도나 전남 지역에 방문할 수 있는 '문'이 없는 셈이다. 만일 인천공항에 내린 중국 관광객이 속초·강릉에 가려면 기차·버스로 최소 4~5시간 이상 소요된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최근 체류시간이 짧은 개별여행(FIT) 비중 증가로 (오래 이동해야 하는) 지역 관광은 선호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관광업계는 지속 증가하고 있는 방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공항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기선이 아니더라도 주 4~5회 정도의 비정기 노선을 마련해 동남아나 북미 지역의 수요에 대응하면 경제적 효과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야놀자리서치가 지난 11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양양 공항에 외항사 노선이 주 3회 취항하면 연 300억여원의 직접 소비액이 인근 지역에 유입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지역 공항을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방문)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도 국제선 직항 노선 확대와 김해·청주공항 확대,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 등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직항 노선 확대에 대비해 공항 공급력을 확대하는 등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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