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요구 쏟아진 '21세기 대군부인'…사과에도 여론 '싸늘'

차유채 기자
2026.05.18 22:33
사진은 '21세기 대군부인' 제작발표회 당시 배우 변우석(왼쪽)과 아이유. /사진=뉴시스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역사 왜곡 및 동북공정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제작진과 주연 배우들이 잇달아 사과했지만 시청자들은 작품 폐기를 요구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만세' 아닌 '천세'…불붙은 역사 왜곡 논란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에서 구류면류관을 쓴 이안대군(변우석). 구류면류관은 중국 신화가 착용한 것으로 알려져 동북공정 논란이 일었다. /사진=MBC '21세기 대군부인' 방송화면 캡처

지난 16일 종영한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관련 고증 오류 논란이 이어지면서 온라인상에서 부정 여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논란은 지난 15일 방송된 11화에서 본격화했다. 극 중 이안대군(변우석 분)의 왕 즉위식 장면에서 자주국의 상징인 '만세' 대신 제후국 표현인 '천세'를 외친 것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여기에 중국 신하가 착용하던 구류면류관이 등장하면서 동북공정 논란까지 번졌다.

사실 작품은 초반부터 역사 고증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4월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장은 해당 작품에 대해 일본식 플롯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그는 극 중 등장한 '벌점 제도'를 두고 "조선은 벌점을 매기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일제강점기와 독재정권기를 거치며 형성된 상명하복식 문화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논란에도 대본집·웹소설 등장
카카오페이지에 올라온 '21세기 대군부인' 웹소설. 드라마와 동일하게 '천세' 표현이 노출됐다가 뒤늦게 삭제됐다. /그래픽=카카오페이지 캡처

초반부터 제기됐던 역사 왜곡 논란은 결국 후반부에 터지고 말았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작품이 글로벌 OTT 디즈니+(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고 있다는 점.

심지어 '21세기 대군부인' 대본집까지 판매됐다. 논란이 커지자 출판사 측은 "초판 제작 및 출고가 이미 진행된 상황"이라며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정 사항이 반영된 디지털 정정 페이지(PDF)를 제공하겠다고 안내했다.

또 카카오페이지에 공개된 동명 웹소설에도 '천세' 표현이 그대로 노출됐다가 뒤늦게 삭제됐다. 이에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웬 동북공정 드라마냐", "드라마·소설·대본집 모두 폐기해야 한다" 등 강한 반응을 쏟아냈다.

실제로 2021년 방송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역사 왜곡 및 동북공정 논란 끝에 방영 2회 만에 전편 폐기된 바 있다.

아이유·변우석 사과…작가는 침묵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진 '21세기 대군부인' 관련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주연 배우들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진은 '21세기 대군부인' 제작발표회 당시 배우 아이유(왼쪽)와 변우석. /사진=뉴스1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주연 배우들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아이유는 "작품의 주연 배우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매우 송구하다"며 "역사 고증 문제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변우석 역시 "작품에 담긴 역사적 맥락과 의미,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제작진도 "세계관 설정과 역사적 고증 이슈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작품을 집필한 유지원 작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연출을 맡은 박준화 감독은 오는 19일 종영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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