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운동은 달리기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는 점 때문에 2030부터 7080까지 전 세대에서 러너들이 크게 늘었다. 달리며 친목을 도모하는 동호회 '러닝 크루'까지 등장하는 등 당분간 인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GS와 CTR홀딩스 등 대기업의 임원을 지낸 곽원철 작가의 '963 직장인 마라톤'은 러너들을 위한 책이다.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려는 사람들을 위해 써졌지만 여러 꿀팁이 담겨 있어 초보부터 상급자까지 모두 도움을 줄 수 있다. '직장인 마라토너'인 저자의 경험이 듬뿍 담겨 있어 직장과 생업을 병행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건강에 좋으니 일단 달리자"는 의지를 북돋는다기보다는, 체계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지침서에 가깝다. 코스를 정하는 방법부터 러닝화·복장 등 장비를 구입하는 방법, 퇴근 후 달리는 방법 등 여러 조언들이 적혀 있다. 온라인을 떠도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불안한 초보 러너들이라면 입문에 가장 큰 도움을 준다.
여러 장으로 나눠 러너들이 갖는 궁금증을 다뤘다. 저녁과 아침 중 언제 달려야 하는지, 살은 정말 빠지는지, 오히려 건강에 안 좋지는 않은지 등 '꾼'이 아니면 답할 수 없는 수많은 질문들을 담아냈다. '쉬는 방법'에 대한 서술도 인상적이다. 달리기뿐만 아니라 다른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도 휴식의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저자가 수백쪽에 걸쳐 써내린 '달리기 방법'은 결국 인생을 살아내는 방법과도 맞닿아 있다. 별다른 생각 말고 '일단 하기', 지치면 쉬기, 슬럼프를 극복하기 등은 모두 삶의 장애물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게으른 뇌를 독촉해 성적을 내야 하는 학생들에게도 '수험 마라톤'을 극복하는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다.
질문이 다양하지만 각 장의 분량이 짧아 설명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필요 없는 부분에 붙은 저자의 사족도 너무 많다. 준비부터 실제 달리기까지의 과정 중에 다른 설명들을 자꾸 끼워넣어 읽기가 불편할 수 있다. 의지가 약한 사람을 단순 게으름으로 치부하는 대목도 반감이 든다.
저자는 세계 2위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에서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한 뒤 수많은 기업을 거친 '프로 기업인'이다. 프랑스에서의 삶을 다룬 칼럼을 써 이목을 모았으며 '스마트 러닝'에 관심을 갖고 글을 쓰고 있다. '유니콘을 만드는 프렌치 스타트업의 비밀'을 썼다.
◇963 직장인 마라톤, 처음북스,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