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여의도 찾아온 피카소·오잔팡…입체적이고, 강렬하다

[르포]여의도 찾아온 피카소·오잔팡…입체적이고, 강렬하다

오진영 기자
2026.05.30 09:00

서울 여의도 퐁피두센터 한화, 6월 4일 개관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퐁피두센터 한화 모습. / 사진 = 뉴스1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퐁피두센터 한화 모습. / 사진 = 뉴스1

"우리나라에서도 피카소·오잔팡의 그림을 볼 수 있다니...세계적인 미술관에 전혀 뒤처지지 않는 수준인데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퐁피두센터 한화의 개관을 기념해 열린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전시에서는 연신 감탄사가 쏟아졌다. 독특한 구조와 세련된 동선, 작품의 배치 등이 세계적인 미술관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그동안 국내에 공개된 적 없던 작품이 소개될 때에는 관람객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6월 4일 공식 개관을 앞두고 한 발 먼저 본 퐁피두센터 한화는 규모와 시설 면에서 '세계 수준'에 부합하려고 애썼다는 느낌을 줬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가 '빛을 담는 상자'를 콘셉트로 설계한 3000제곱미터(㎡)의 공간은 웬만한 대형 미술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수십 점의 작품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전시관 2곳과 카페·굿즈(기념품)샵 등 공간도 세련되게 구성됐다.

개관전에는 '세계 미술의 심장' 퐁피두센터의 셋뿐인 해외 분관 중 하나라는 이름에 걸맞는 걸작들이 내걸렸다. 큐비즘(입체주의)을 주제로 꾸민 전시로, '간판'은 파블로 피카소다. 그의 작품만 12점이 걸려 있다. '여인의 흉상'이나 '기타 연주자'등 입체적이면서도 전위적인 작품들은 국내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피카소의 상징들이다. 1924년 직접 제작한 대형 무대막도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공개됐다.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퐁피두센터 한화에서 열린 '퐁피두센터 한화 개관 기자간담회' 참석자들이 개관전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전시 투어를 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퐁피두센터 한화에서 열린 '퐁피두센터 한화 개관 기자간담회' 참석자들이 개관전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전시 투어를 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기존 미술과 결을 달리하는 큐비즘을 조망할 수 있도록 내걸린 대가들의 작품도 흥미롭다. 페르낭 레제, 프란시스 피카비아 등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한 미술가들이나 '기본적인 형태야말로 미술'이라는 순수주의의 아버지 아메데 오잔팡 등의 작품이 걸려있다. 퐁피두센터 한화 관계자는 "43명의 작품 91점을 시간대별로 전시해 관람객들이 큐비즘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미술에 큐비즘이 남긴 흔적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섹션으로 꾸며진 '코리아 포커스'는 1920년대부터 30년대까지 서양의 전위적인 예술이 우리 미술가들과 만나면서 구상(현실적인 묘사)에서 기하학적인 추상(단순한 묘사)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김환기나 유영국, 하인두, 박영선 등 거장들이 화면을 쪼개고 이어 붙이고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작업들을 볼 수 있다.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사장(앞줄 가운데)이 지난 19일 열린 '퐁피두센터 한화' 개관식에 참석해 영민 해외 레지던시' 지원 참여 작가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사장(앞줄 가운데)이 지난 19일 열린 '퐁피두센터 한화' 개관식에 참석해 영민 해외 레지던시' 지원 참여 작가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퐁피두센터 한화는 오는 10월 4일까지 열리는 개관전을 시작으로 야수주의, 초현실주의 등 다양한 미술의 갈래들을 소개한다는 목표다. 1전시실은 퐁피두센터의 유명 소장품들을, 2전시실은 우리 미술 기획전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5년간의 보수를 위해 지난해 9월 문을 닫은 퐁피두센터에게는 소장품들을 선보일 기회이며, 퐁피두센터 한화에게는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미술계도 퐁피두센터 한화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새 미술 거점으로 발돋움하길 기대한다. 개관식에는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 외에도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인사가 참석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기념사에서 "한화는 문화예술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미래 가치의 핵심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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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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