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2조 쏟아붓는데"…불편하고 먼 K테마파크, 갈 이유가 없다

오진영 기자
2026.06.06 07:00

[위기의 한국 테마파크]⑤

[편집자주] 한국 테마파크 산업이 전환점에 섰다. 1976년 에버랜드의 전신 '자연농원' 개장 이후 50년 동안 성장해왔지만 최근 글로벌 경쟁에서 존재감이 약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테마파크가 강력한 IP와 몰입형 콘텐츠로 진화하는 사이 국내 업체들은 여전히 어트랙션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테마파크 산업의 위기와 생존 전략을 짚어본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전경. / 사진제공= 상하이 디즈니랜드

"미국 올랜도, 일본 오사카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테마파크와 같습니다. 디즈니월드를 방문하기 위해 도시를 찾는 외국인도 많죠."(국내 테마파크 관계자)

국내 테마파크의 오랜 고질병은 '비용'과 '면적'이라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다른 국가에 비해 어트랙션을 설치할 면적은 부족한데 설치·관리 비용은 높으니 시설 투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 국민의 이용 수요도 점차 감소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테마파크의 영업 실적 부진이 지속된다. 에버랜드를 관리하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1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0억원 감소했으며 서울랜드는 5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경주월드의 매출은 8% 성장한 448억원이지만 순이익은 30억원으로 6.9% 감소했다. IP를 활용한 대형 콘텐츠를 선보인 롯데월드만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익이 모두 성장했다.

테마파크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 저하와 핵심 소비자의 해외 이탈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관리 비용도 걱정거리다. 경남의 한 테마파크 고위 관계자는 "여름과 겨울의 온도 차이가 30도 이상 나면 '극한 기후'로 분류되는데 우리나라는 40도 이상 벌어질 때도 수두룩하다"며 "같은 어트랙션을 들여오더라도 관련 유지 비용이 배로 뛰어오른다"고 설명했다.

국내는 시장 규모에 한계가 있어 외국인 방문객을 늘려야 하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다. 낮은 접근성과 부족한 안내 인력, 숙박 시설 등 '맞춤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항을 기준으로 잡았을 때 에버랜드는 김포공항에서 대중교통 기준 2시간여가 소요되며 경주월드는 1시간 40분가량 필요하다. 30분~1시간 내에 도달 가능한 중국 상하이·일본 도쿄와 대조적이다.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해외의 경우 테마파크를 보유한 도시 전체가 관람객의 '편리한 방문'에 맞춰져 있다. 자체적인 교통 수단을 갖추고 모든 파크가 4차선 이상의 도로로 연결된 미국 올랜도 월트 디즈니 월드나 중국 정부로부터 2조원이 넘는 융자를 받은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중국의 경우 상하이를 찾는 관람객이 50% 가까이 늘자(2025년 기준) 아예 추가 디즈니랜드 도입을 정부 차원에서 추진할 정도다.

업계는 국내 테마파크의 성장에 필수적인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교통 수단의 개편과 해외 홍보의 확대, 인기 콘텐츠와의 결합 등이 언급된다. 대형 숙박시설을 조성할 수 있도록 테마파크 관련 규제 정비, 투자 확충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레고랜드 조성 당시에도 춘천 내 대형 숙박시설이 부족해 수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대형 테마파크 하나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며 "디즈니랜드를 위해 지하철 노선을 새로 깔다시피 한 홍콩처럼, 우리도 글로벌 테마파크에 걸맞은 진입 기반 조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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