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보험공사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이 드릴십(이동식 원유시추선) 2척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소난골 프로젝트’ 보증건에 대한 리스크 재평가에 착수했다. 상황에 따라 기존 보증건이 취소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무보는 최근 소난골 프로젝트에 대한 리스크 재평가에 들어갔다. 소난골 프로젝트 보증건의 계약조건이 다수 변경된 만큼 ‘웨이버’(기존 계약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계약 유지 여부를 합의하는 과정)가 가능한 상황인지 보겠다는 것이다.
소난골 프로젝트는 소난골이 2013년 대우조선에 발주한 드릴십 건조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 12억 달러(약 1조3300억원)로 이 가운데 20%는 선수금이며, 나머지 9억9000만 달러는 선박 인도 시 지급받는 조건이다. 소난골은 무보로부터 6억2000만달러(63%), 노르웨이수출보증공사(GIEK)로부터 3억7000만달러(37%)를 각각 보증받아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에서 드릴십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브라질 투자에서 손실을 본 GIEK가 보증에서 빠지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다른 자금 조달처를 찾지 못한 소난골이 드릴쉽 인도를 늦추면서 대우조선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다. 소난골측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영학 무보 사장 등을 만나 나머지 37%의 보증도 무보에서 맡아주길 요청했다.
대우조선의 주채권기관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무보에 기존 보증에 추가 보증을 합쳐 100% 단독 보증을 서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이미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해 추가 금융지원이 어려운 만큼 무보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보는 기존 보증건에 대한 웨이버 여부도 결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가 건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무보의 리스크 재평가 결과 웨이버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면 기존 6억2000만달러의 보증 건도 백지화된다.
SC를 비롯한 소난골 프로젝트와 연관된 금융사들이 자금 회수 움직임을 보이는 등 불확실성이 큰데다 특히 기존 보증계약 당시 무보가 담보로 받기로 한 SC 내 소난골 결제계좌도 현재는 담보가치를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무보가 프로젝트에 단독 보증을 서는 것 자체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무보의 무역보험기금 잔액은 1조3500억원이다. 만약에 단독 보증을 섰다가 소난골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기금액은 2500억까지 줄어든다. 연평균 보험금지급액이 5000억~6000억원이기 때문에 사실상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셈이다.
또 기금액 손실분은 현행법상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 내년도 무역보험 운영 규모 등을 고려하면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구조다. 무보는 이미 2008년 SLS조선 사태(1조1000억원), 2014년 성동조선해양 사태(2000억원) 등을 거치며 조선업에서 1조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2007년 1조9800억원이던 기금액은 연평균 1000억원의 정부 지원에도 지난해 말 1조3500억원까지 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