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뒤 정부가 '유권해석 지원 태스크포스(TF)'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법과 국민이 느끼는 사회 정서상의 간극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합동TF는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초기 혼란을 막기 위해 지난 14일 황교안 국무총리 지시로 구성됐다. 정부합동TF는 이날 첫 과장급 실무협의회를 열고 주요 쟁점사항을 도출, 27일 열릴 차관급 회의체인 해석지원TF에 안건을 넘길 예정이다.
실무협의회는 권익위 부패방지국장이 단장을 맡고 기획재정부와 법무부, 법제처,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파견된 과장급 각 1명, 법무보좌관 2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됐다. 실무협의회의 1차 판단을 거친 쟁점사안은 권익위 부위원장과 법무부 법무실장, 법제처 차장으로 구성된 해석지원TF에서 정부 내 의견조율, 기준 정립 등이 이뤄진다. 기재부를 제외한 권익위·법무부·법제처·교육부·문체부 5~6급 직원 총 5명으로 구성된 실무작업반은 이미 이번 주 초부터 질의분석과 쟁점·현안 검토, 법령·판례 분석 등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유권해석TF 운영을 통해 법령해석과 현실적 관행 간의 격차를 어느 정도 줄여 사회적 혼선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문가들은 청탁금지법 자체가 포괄적이고, 모호한 점이 많아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법 테두리 내에서 유권해석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근본적인 개선이 아니라 집행강도를 약간 줄이는 수준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얘기다.
최근 권익위가 공직자 간 직무 관련성이 있더라도 10만원 이하의 경조사비는 주고받을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전까지 법 시행 이후 경조사비 수수는 직무 관련성이 있을 경우 엄격히 규제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탁금지법은 적용대상을 공직자뿐만 아니라 민간영역까지 지나치게 확대한 광범위한 행위 규제"라며 "유권해석TF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법 개정 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무원들로만 구성된 TF 운영보다 적용대상에 포함된 학교·병원·문화예술계 등의 인사도 포함시켜 의견을 들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나종갑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무원이 각 생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모두 알 수 없지 않느냐"며 "법 시행에 따른 혼란과 부작용을 막기 위한 다양한 의견 수렴 절차가 아쉽다"고 설명했다.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회정서나 현실 등을 충분히 고려하면 권익위의 기존 유권해석은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이를테면 고3 담임과 유치원 선생님을 일률적 잣대로 엄격하게 적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