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 석유화학 산업단지의 나프타 생산량을 40% 감축하고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하는 사업재편안 추진이 본격화한다. 정부는 금융, 세제, 고용 등 패키지 지원으로 석화 사업재편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는 여천NCC,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지난 20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재편은 글로벌 나프타 공급과잉으로 인한 석화 산업 침체를 해소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앞서 대산 1호 사업재편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여수가 두번째 승인을 받았다.
사업재편안에 따라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보유 중인 PE(폴리에틸렌), 접착·도료용 수지 등 다운스트림 사업 부문을 여천NCC에 현물출자한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합작사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공장의 NCC(나프타분해설비)와 PE·PP(폴리프로필렌) 등 기초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해 여천NCC와 통합한다.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여천NCC와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의 각 사업부문을 합병한 통합 신설법인이 탄생하게 된다.
통합 과정에서 여천NCC 주주사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 2725억원씩 총 545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여천NCC의 기존 부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배관 및 인프라 구축, 고부가 전환 등 사업재편 이행에는 총 2532억원을 투자한다.
향후 기업 간 합병 관련 계약체결, 이사회 승인, 기업분할 및 합병 절차 등을 거쳐 신설 통합법인 설립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사업재편을 통해 여수의 나프타 생산량은 40% 줄어든다. 기존 여천NCC의 연간 나프타 생산량은 △1호기 90만톤 △2호기 92만톤 △3호기 47만톤 등 총 229만톤이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은 연간 123만톤의 나프타를 생산한다. 두 공장을 합쳐 총 352만톤의 생산량이다.
통합 이후 여천NCC의 2호기와 3호기 가동을 중단하면서 연간 생산량은 213만톤으로 기존 대비 40% 가량 감소한다. 대신 고부가 제품 전환 등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석화 사업재편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 및 세제 △원가 절감 및 제도 합리화 △지역경제 및 고용 안정 △기술개발 등 맞춤형 패키지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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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융기관은 설비통합 및 고부가 전환 등을 위해 45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과 협약채무에 대한 상환유예을 지원한다. 무역보험공사는 최대 30%의 수입보험료 할인과 보증한도 최대 2배 우대 등 2000억원 규모의 수입보험을 지원한다.
기업 분할·합병과 자산 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인세·지방세 부담도 완화한다. 자산매각시 과세이연 기간을 기존 4년 거치·3년 분할납부에서 5년 거치·5년 분할납부로 확대한다.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는 기존 80%에서 100%로 높인다. 취득세 및 등록면허세는 75~100% 감면한다.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수입 나프타 및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무관세를 적용한다. 사업재편 기간 열 공급구역 중복금지 규정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사업재편 과정에서 배관·파이프랙 등 인프라 임대비용을 지원하고 인허가·규제도 개선한다. 사업재편 이전에 취득한 인·허가 사항을 다시 취득해야 할 경우 관련 절차 완료 전까지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문제도 해소할 계획이다.
사업재편으로 인한 고용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여수는 고용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대응지역 지정기간 이후에도 고용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고용위기지역 지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사업재편기업의 고용 안정 지원을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요건도 완화했다.
산업 고도화를 위한 방안으로 사업재편기업이 수요를 제출한 R&D(연구개발) 과제 중 중장기 필수 유망 R&D 과제는 올해부터 신속 지원한다. 중장기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한 대규모 R&D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원천기술 지정으로 기업들의 고부가·친환경 분야 신규투자를 유도한다.
정부는 이번 사업재편으로 나프타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산업 경쟁력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통합법인은 의료용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의료·식품·위생 등 점접착제용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등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효율성 제고와 자구노력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추진한다.
산업부는 이날 사업재편기업 4개사 대표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고 주요 지원 내용과 향후 과제를 논의한다. 정부는 중동전쟁 위기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석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올해 중 종합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석화산업 구조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임승차 없이 모든 산단이 참여하는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며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 지역 사업재편 논의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