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 뒷전인 정부의 관치가 혁신생태계 죽인다"

정진우 기자
2016.11.08 15:57

국회·한선재단 등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정부개혁' 세미나 개최…"선장잃은 배처럼 정부가 방황"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정부개혁' 세미나

"국익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정부 부처, 고위험·고가치 연구를 외면하는 과학기술 정책, 좀비기업을 양산하는 산업정책, 거품을 키우는 고등교육 정책이 대한민국의 혁신을 죽이고 있다."(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대한민국은 지금 국가비상 사태에 처했다. 국가 비전이 사라졌고, 혁신의 안전망이 없다. 분배 구조의 근본적 문제와 교육의 시대적 착오는 도를 넘었다.”(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미국 등 선진국들이 '4차 산업혁명' 전환기에 미래를 향해 뛰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방향을 잃은 채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혁신 정책을 토대로 앞으로 치고 나가야 할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있는 탓에 혁신 생태계가 망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정부개혁' 정책 세미나에서다. 이날 세미나는 송희경 새누리당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국회 4차 산업혁명 포럼'과 한반도선진화재단, 창조경제연구회가 함께 주최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이주호 전 장관(현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장)과 이민화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정책을 이끌어야 할 정부가 마치 선장을 잃은 휘청거리는 배처럼 중심을 못 잡고 방황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전 장관은 "혁신 생태계를 위해선 지금 정부의 역할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정부 각 부처가 뿔뿔이 흩어져 관치를 통해 혁신을 죽이고 있는데, 통합형 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처 이기주의가 혁신 생태계를 망치고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구개발특구를 운영하고 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테크노파트와 산업단지, 중소기업청은 창업보육센터, 교육부는 창업선도대학사업, 지방자치단체는 테크노밸리와 지역산업진흥원 등으로 각 부처별로 뿔뿔이 흩어져 정책 집행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혁신 생태계에 놓인 관치와 관료적 통제를 없애는 작업이 정부의 모든 분야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의 복지부동을 없애고 민첩성을 높이기 위해, 과학기술과 고등교육 기업지원을 통합·지원하는 혁신전략부를 설치하는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화 이사장도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 충격'과 '탈추격 패러다임 전환', '초고속 고령화 쓰나미' 등 국가위기 3종 세트에 휩싸였다"며 "1류 국가는 혁신을 통해 성장을 촉진하고, 분배를 통해 양극화를 조정하는데 우리 정부는 이런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지난 10년간 추진한 사업 중 성공한 사업은 거의 없다"며 "정부가 규제개혁과 혁신안전망, 기업가정신을 중시하는 새로운 혁신정부 체계 즉 '정부 4.0'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정부를 이끄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각범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에겐 새로운 미래를 읽는 리더십,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는 정치 지도자가 있어야 우리 정부도 변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송희경 의원은 "지금 상황에선 무엇보다 정부가 민첩하게 움직여야한다"며 "규제를 걷어내고, 수평적인 리더십을 통해 여러 부처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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